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2일 오전 0시 기준으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이 후보는 대선 패배 뒤 3개월도 안 돼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저력을 입증한 것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된 이 후보는 오는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후보 앞에 펼쳐진 길은 만만치 않다. 당장 대선과 지방선거 ‘2연패’에 대한 책임론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후보는 2일 0시쯤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신의 인천 계양을 선거캠프를 찾아 당선 인사를 했다. 이 후보는 “좀 더 혁신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2일 0시 기준(개표율 37.17%), 56.69%의 득표율을 기록해 윤영선 국민의힘 후보(43.30%)를 13.39%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이 후보 측은 ‘이 정도면 대승’이라고 평가했다. 한 측근 의원은 “대선 패배 3개월 만에 치러지는 불리한 구도에서 5%포인트 이상 차이를 냈다는 것은 이 후보의 정치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의 민주당 성적표는 참담하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 후보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시장)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반드시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두 가지 약속 모두 못 지킨 셈이 됐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자기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약점에도 이 후보는 당권을 향해 직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친문(친문재인)계에서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다 책임지라’고 난리를 칠 게 뻔하다”며 “그런다고 주저앉으면 되나. 이 후보는 ‘내가 책임지고 개혁하겠다’고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문 진영은 거센 저항을 예고했다. 한 친문 중진 의원은 “지방선거도 패배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이 후보의 리더십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친문 의원은 “애초부터 이 후보가 계양을 선거는 당연히 이기고 전국 지원 유세를 다닌다고 했지만, 결국 인천 계양을에 발이 묶이지 않았느냐”며 “당권은커녕 당분간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할 것”이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오주환 최승욱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