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교육감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들이 약진하며 지역의 ‘교육 권력’을 진보와 보수가 양분하는 결과가 나왔다. 도교육감 17개 자리 중 14석을 휩쓸었던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가 일단락되고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루게 됐다. 진보에서 보수 진영으로 넘어간 지역은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를 비롯해 충북, 강원, 제주 등이다.
진보 진영도 서울 등을 지켜내며 저력을 보였다. 이들 진보 교육감들은 윤석열정부가 앞으로 5년 동안 추진할 교육 정책의 강력한 견제 세력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다음달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는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 대표가 초대 위원을 맡는데 어느 진영이 차지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일 오전 0시 30분 현재, 보수 성향 교육감이 앞선 지역은 17곳 중 7곳이었다. 경기도는 임태희 후보가 56.1%를 득표, 진보 성향의 성기선 후보(43.9%)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대전의 설동호 후보는 41.5%로 진보 단일 후보로 나온 성광진(30.4%) 후보를 눌렀다. 충북에서는 윤건영 후보가 56.2%로 김병우 후보(43.7%)에 앞섰다. 보수 단일화에 성공한 윤 후보가 현직 교육감인 김 후보를 여유롭게 따돌린 것이다.
대구의 강은희 후보는 62.6%를 득표, 진보 단일 후보로 도전장을 낸 엄창옥 후보(37.4%)를 압도했다. 경북의 임종식 후보(49.8%) 역시 마숙자 후보를 28.1%로 따돌렸다. 강원도의 신경호 후보는 30.4%로 진보의 강삼영 후보(24.2%)를 눌렀다. 제주도는 김광수 후보가 57.9%로 현직 교육감인 이석문 후보(42.1%)를 크게 앞지르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은 진보 진영의 차지로 돌아갔다. 조희연 후보는 40.7%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 ‘현직 프리미엄’과 보수 분열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위인 박선영 후보는 24.1%였다. 박 후보 등 보수 성향 4명의 후보의 표를 합치면 50%를 훌쩍 넘는다. 보수 진영에서 서울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에서도 최교진 후보가 30.8%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 강미애 후보가 18.7%로 뒤를 이었다. 세종 역시 보수 후보들이 난립해 최 후보에게 승리를 헌납했다는 비판이 보수 진영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의 김지철 후보는 34.9%로 이병학 후보(27.6%)를 따돌렸다. 광주는 진보 성향의 후보들끼리 경합을 벌였다. 이정선 후보가 35%로 박혜자 후보 23.4%를 눌렀다. 전남은 김대중 후보(45.7%)로 현직 교육감인 장석웅 후보(36.7%)를 압도하는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서거석 후보가 44%를 득표해 천호성 후보(39.6%)에 앞섰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경합으로 분류된 인천, 부산, 경남 3곳은 막판 개표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인천은 현직인 도성훈 후보와 최계운 후보가 1% 포인트 안팎의 경함을 벌였다. 도 후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의 진보 성향 인사고, 최 후보는 보수 단일 후보다. 부산은 김석준 후보와 하윤수 후보가 초박빙 승부를 벌였다. 경남에서는 김상권 후보와 박종훈 후보가 마지막까지 경합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