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삼바 군단’에 롤러코스터보다 더 매서운 한국 축구의 맛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브라질-칠레(6일)-파라과이(10일)-이집트(14일)로 이어지는 6월 평가전 4연전의 시작이다.
벤투 감독은 1일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라며 “브라질은 약점이 많지 않지만 선수들의 실력·특징을 잘 살려 공수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격수 황의조(보르도)는 “(브라질은) 다들 알다시피 정말 좋은 선수들”이라면서도 “한국도 충분히 찬스를 만들고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전은 2019년 11월 평가전 이후 약 2년 6개월 만이다. 당시 0대 3으로 패해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패배를 기록했던 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늠해볼 기회다.
치치 브라질 감독은 한국을 “월드컵 경험이 많은 나라답게 잘 준비됐다. 벤투 감독이 오래 팀을 맡으며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도 성장했다. ‘에이스’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를 필두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 베테랑 수비수 티아고 실바(첼시) 등은 한층 더 무르익으며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14승 3무(1위) 성적으로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한국엔 강팀과 대결 자체가 귀한 경험이다. 벤투호는 지난 3년간 브라질과 멕시코(2020년 11월 2대3 패)를 제외하면 타 대륙 강호와 경기가 없다. 월드컵에서 한 수 위로 평가받는 강호를 넘어서기 위해선 수준 높은 팀과 사전연습이 필수다.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가 브라질에도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는 다른 경기가 될 것”이라며 ‘수비’를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의 압박에 지역과 상관없이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수비에서 최선을 다하고 공격도 하던 대로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중원의 키플레이어 이재성(마인츠), 수비 주축인 김민재(페네르바체) 박지수(김천) 김진수(전북) 등이 부상으로 브라질전에 나설 수 없다. ‘뉴페이스’ 조유민(대전)과 김동현(강원)이 각각 수비와 중원의 공백을 메울 요원으로 대표팀에 승선했다.
치치 감독은 “롱볼로 왔다 갔다 하며 체력소모가 심한 경기는 아닐 것”이라며 “한국은 삼각형 형태로 볼을 소유하고 패스플레이를 하는 팀이라서 안정적인 경기가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대표팀 최고의 ‘창’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브라질전에서 얼마나 활약할지도 주목된다. 2년 6개월 전 0대 3 패배를 경험했던 손흥민은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하며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황희찬(울버햄턴) 황의조도 브라질의 탄탄한 수비진에 균열을 내야 한다.
치치 감독도 손흥민과 황희찬을 한국의 주요 선수로 꼽았다. 그는 “손흥민은 기술·체력·정신적으로 완벽한 선수다. (EPL) 득점왕 자격이 충분하다”며 “다른 선수도 굉장한 경쟁력을 보여주는데 황희찬이 좀 더 뚜렷하게 능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