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 도발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조용했던 북한

입력 2022-06-02 04:05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사흘을 앞두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정 1발을 발사한 지난달 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된 1일 우려했던 북한의 군사행동은 없었다. 남측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첫 대형 정치 이벤트였는데, 북한이 이를 겨냥한 무력시위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앞서 북한은 남측의 대선 사전투표가 진행되던 지난 3월 5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이번 지방선거도 4년 전 지방선거 때와는 한반도 정세가 완전히 달라진 상황 속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됐었다.

2018년 6·13 지방선거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바로 다음 날 치러졌다. 당시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 폭파하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시점이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4년 전과는 딴판이다. 북한은 모라토리엄을 깨고 다시 ICBM을 쏘기 시작했고, 핵실험도 재개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앞서 북한이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주요 정치 일정에 맞춰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우선 미국 현충일(메모리얼 데이·5월 30일)을 무사히 넘겼고, 한국 지방선거일에도 북한은 침묵을 지켰다. 다만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분석은 여전히 유효하다.

군 관계자는 이날 “현재 북한의 특별한 동향은 없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핵실험 준비 정황을 노출시키며 관망세를 이어가는 북한은 이틀째 선전매체를 통해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맹비난했다.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가리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핵전쟁 선언, 미국의 지배와 예속의 올가미를 더욱 깊숙이 쓴 굴종 선언이자 현대판 을사5조약”이라고 주장했다.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도 한·미 정상회담 내용에 대해 “미국에 편승해 기어코 우리와 대결해보려는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