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6·1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31일 경기 평택시 서정리역 앞에서 아침 인사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안산, 부천, 수원 등 11개 시·군을 다니며 광폭 유세를 펼쳤다.
김 후보는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타격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김은혜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와 KT 취업 청탁 의혹을 정조준하며 상대를 ‘거짓말쟁이’ ‘위선자’라고 비난했다.
이날 오전 흰 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김 후보가 안산시 상록수 지하철역 앞에 나타나자 지지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13일간의 선거운동을 마치는 김 후보의 얼굴은 밝았지만 초박빙 판세가 이어진 탓인지 긴장한 기색도 역력했다.
김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김은혜 후보가 16억의 재산을 축소 신고한 사실을 선관위가 인정했다”며 “이런 인사가 도정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김 후보가 탄 유세차에도 선관위가 김은혜 후보에게 내린 ‘이의제기 결정내용 공고문’이 크게 인쇄돼 붙어 있었다.
김 후보는 경제부총리 등을 지낸 이력을 강조하며 ‘일꾼’ ‘유능함’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는 부천 역곡남부역사거리 유세에서 “저는 공직생활 기간 중 거짓말을 한 번도 안 했고, 이후엔 20억 30억 연봉을 주겠다는 전관예우도 모두 거절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경기도 선거가 박빙이라고 하는데, 거짓말을 하고 인사 청탁 비리를 저지른 (김은혜) 후보가 어떻게 34년간 공직에서 청렴하게 일한 저와 박빙이겠냐”며 “경기도민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지지자들은 “맞습니다” “김동연 도지사”를 외치며 호응했다.
김 후보는 유세장마다 GTX 연장선 조기 착공, 수원 군 공항 이전 등 지역 맞춤형 공약도 발표했다.
김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오후 국회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8년 전 세상을 떠난 장남을 언급하며 “최근 군포 유세에서 지지자 한 분이 ‘딸이 꼭 김동연을 응원해주라고 했다’고 했는데, 그분의 딸이 제 큰아들과 초등학교 같은 반이었다고 하더라”면서 울먹였다.
김 후보는 저녁 수원시 나혜석거리 유세에선 “집 문제, 일자리 문제 등 도민이 겪고 있는 아픔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 자신이 (어린 시절에)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아봤기 때문에 표만을 위해 서민 코스프레를 하려는 게 아니다. 공약을 꼭 지키겠다. 도와 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마지막 수원시 유세장에는 시민 수백명이 모여 열기가 뜨거웠다. 김 후보가 “수원을 끝으로 지난 2박3일간 경기도 31개 시·군을 모두 방문했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시민들은 김 후보 닮은꼴로 알려진 부엉이 인형 탈을 쓴 선거운동원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안산·부천·수원=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