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6월 모의고사’를 치른다. 브라질(2일)-칠레(6일)-파라과이(10일)-이집트(14일) 4연전이다. 남미 3연전은 우루과이전을 대비한 성격이 강하지만, 각기 다른 수준과 색깔의 팀들인 만큼 다양한 경험을 쌓고 융통성·응용력을 쌓는 것이 관건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남미 3연전’에 대해 축구 전문가인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31일 “모든 팀이 좋은 과제를 던져줄 것”이라며 ‘브라질의 테크닉을 견디면서 효율적 역습을 전개할 수 있는가’ ‘칠레를 상대로 중원 싸움과 탈압박을 잘 해낼 수 있는가’ ‘끈끈한 스타일의 파라과이에 우세한 흐름을 만들어 앞서가는 골을 터뜨릴 수 있는가’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첫 상대 브라질은 단연 세계 최강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브라질은 월드컵 남미 예선도 1위(14승 3무)로 통과했다.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 등 초호화 공격진은 물론, 골키퍼 알리송(리버풀), 미드필더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티아구 실바(첼시) 등 후방도 탄탄하다.
역대 전적은 1승 5패로, 2019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에서의 평가전 0대 3 패배가 마지막이다. 이들을 상대로 벤투호 특유의 빌드업이 나올지, 효과적인 역습을 전개할 수 있을지가 숙제다. 수비의 ‘핵’인 김민재 없이 브라질의 파상공세를 막아내야 한다.
칠레와는 약 4년 만의 재대결이다. 2018년 9월 벤투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경기에서 칠레와 0대 0 무승부를 거뒀다. 당시 대표팀은 칠레 특유의 강한 압박과 촘촘한 조직력에 고전하며 빌드업에 애를 먹었다. 성장한 벤투호가 칠레를 상대로 중원 싸움과 탈압박을 잘 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알렉시스 산체스와 아르투로 비달 등 스타플레이어는 빠졌지만, 새 사령탑을 선임하고 세대교체에 돌입한 칠레는 만만찮은 상대다. 한 위원은 “칠레도 새 출발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볍게 임하진 않을 것”이라며 “공격수 벤자민 앤서니, 브레레턴 디아즈는 한국 수비진을 테스트할 만한 퀄리티를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가리 메델, 마우리시오 이슬라, 에릭 풀가르 등 경험 많은 베테랑도 있다.
파라과이는 최근 성적은 빈약하지만, 지난해 코파아메리카를 기점으로 반등을 모색 중이다. 한 위원은 “파라과이는 부진한 시절을 뒤로하고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라며 “오스카르 로메로, 앙헬 로메로, 미겔 알미론 같은 테크니션이 있고 수비진의 오마르 알데레테도 수준급 수비수다. 알데레테를 상대로 한국 공격수의 역량을 시험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다양한 스타일과 전력의 상대를 만나 우리의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포지션별 대체 요원들의 역량 및 호흡을 시험해보고 본선에서 있을지 모르는 전력 공백에 대비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