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보육·돌봄 서비스 제공과 성경적 가정교육 등의 대안을 통해 저출산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 사회봉사부가 31일 서울 종로구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정책과 교회의 역할’ 포럼에서다. 포럼은 지난해 합계출산율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우리나라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 해결 방안 모색에 맞춰졌다.
이지현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출산을 의미 있게 여기는 가치관 회복과 더불어 출산 뒤 보육이 부모나 여성만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교회가 보육과 돌봄에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청년들이 결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성경적 가정교육도 필요하다”면서 “주일 외에는 공간이 비는 전국 5만여 교회가 이 시설을 활용해 보육과 돌봄에 참여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학 경쟁률이 442대 1을 웃돌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은 국공립 어린이집의 기능을 교회가 감당하자는 제안인 셈이다.
우리나라 인구 구조는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미 2020년 ‘인구 데드크로스’도 발생했다. 사망자보다 출생자가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그해 사망자(30만명)에 비해 신생아 수가 3만명이나 적었다. 통계청은 2040년이 되면 신생아와 사망자가 각각 29만명과 53만명이 될 거라는 충격적인 전망도 내놨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구문제연구소가 2006년 발표한 보고서에는 우리나라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꼽혔을 정도다.
남점순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기획총괄과장은 “정부도 저출산 대책 마련을 위한 4차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실질적인 정책을 통해 예산을 집중 투자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고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