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재미’ 찾다가 기부까지… 판 커진 ‘갤럭시 굿락’

입력 2022-06-01 04:07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애플리케이션 ‘굿락’의 개발진이 앱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MX사업부 최혜선 프로, 장진현 프로, 정혜순 상무, 곽명준 프로.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애플리케이션(앱) 굿락에 도입한 ‘응원하기’ 기능이 사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개발진을 독려해 달라는 의미로 커피 등의 음료 구매비를 보낼 수 있는 일종의 ‘유료 기능’도 추가했는데, 사용자와 개발자의 ‘기분 좋은 소통’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응원하기 기능으로 쌓인 수익금을 기부할 계획이다. 개발자들이 마련한 소통창구가 기업의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는 사례다.

굿락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사용자환경(UI)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앱이다. “스마트폰을 더 자유롭게 쓰고 싶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전담팀을 두지 않고, 개발자들이 업무 외 시간을 할애했다. 이른바 ‘자가발전형’ 앱인 셈이다.

굿락을 쓰면 잠금화면, 상단바, 알림창, 홈화면, 키보드 등에 개인 취향을 반영해 ‘나만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는 명성을 얻으면서 현재 34개국에 출시됐다. 약 5200만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월 업데이트를 하면서 신규 기능으로 ‘굿락팀 응원하기’를 추가했다. ‘힘내라! 굿락팀’ 메뉴를 누르면 사용자가 직접 메시지를 입력해 개발진에게 응원의 말을 전할 수 있다. 가격은 무료다. 커피 같은 음료 선물 기능도 있다. 음료를 선택해 누르면 실제 결제가 이뤄진다. 개발진이 음료를 구매할 수 있도록 소액을 보내는 식이다.

삼성전자 최혜선 프로는 3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굿락 개발팀은 실시간으로 사용자 반응을 확인한다. 사용자의 조언과 칭찬 등 소통을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여러 게시글이나 댓글에 ‘칭찬해주고 싶다’ ‘커 피 사주고 싶다’ 등 직접적인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는 내용이 달렸는데, 이를 업데이트 아이디어로 활용했다”며 응원하기 기능을 넣은 배경을 설명했다.

응원하기 기능으로 다양한 메시지가 접수됐다. “학생이라서 돈은 없지만 커피 한 잔 드세요. 나중에 취업하면 맛난 거 사드릴게요” “삼성에 입사해서 굿락 개발팀으로 일하고 싶어요” 식이다. 삼성전자 임원들도 개발진 격려 차원에서 결제하기도 한다. 장진현 프로는 “음료 구매가 계속 이뤄지면서 ‘우리가 사랑받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음료 선물’을 개발진이 실제로 쓰지는 않는다. 삼성전자 공식 계좌에 쌓이고 있다. 구체적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모아 기부할 계획이다. 앱 사용자들이 보낸 결제 금액에 삼성전자가 동일 금액을 매칭펀드로 추가해 ‘갤럭시 굿락’ 이름으로 기부하는 걸 검토 중이다.

굿락은 사용자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업데이트를 예정하고 있다. 곽명준 프로는 “소통이라는 강점을 극대화하고 직관적이면서 다루기 쉬운 앱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혜순 삼성전자 상무는 “사용성과 편의성 높이는 새로운 굿락 기능을 오픈할 때마다 고객들의 호응이 발판이었다. 사용자와 함께하고 성장하는 앱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만큼 기부뿐 아니라 앱 기능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