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대선보단 낮았지만 역대 최고… 누가 웃을까

입력 2022-05-30 04:0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9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 통합관제센터에서 전국의 사전투표함 보관 장소 CCTV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을 두고 여야 어느 쪽도 ‘유불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사전투표가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에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다 대선과 달리 17개 시·도의 사전투표율이 미치는 역할이 지역마다 제각각이라 하나의 통일된 분석을 내놓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27~28일 이틀간 치러진 6·1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20.62%를 기록했다. 지방선거 사상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역대 최고라고 하기엔 조금 민망한 수치다.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2018년 7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20.14%)보다 0.48%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 3·9 대선의 사전투표율(36.93%)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사전투표율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전투표율이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할 때 5~6% 포인트 정도 올랐으면 모를까, 지난 지방선거 때와 큰 차이가 없어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각 지역 단위마다 사전투표율에 따른 유불리가 천차만별”이라며 “여야 어느 쪽에 더 유리하다고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사전투표율만으로 유불리를 따지기는 이르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본투표보다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한다는 게 통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과거와 달리 요즘은 젊은 유권자들이 반드시 진보성향을 띠고 있다고 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대선의 사전투표율이 대선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최종 결과는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승리였다.

지방선거의 특성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지자체별로 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는 한 표가 갖는 위력이 그 지역 내에 국한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선거에서는 각 진영 지지층의 절박감이 대선에 비해 확실히 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남과 호남처럼 정치성향이 한쪽으로 치우친 지역에서는 대선과 달리 지방선거의 투표 열기가 낮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전투표율 추이가 지역별로 엇갈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박빙 판세가 펼쳐지고 있는 경기와 인천·충남·강원 지역의 사전투표율은 2018년 지방선거 때보다 상승했다. 반대로 우열이 확연히 갈리는 영호남 지역의 경우에는 사전투표율이 오히려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정현수 구승은 김승연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