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6·1 지방선거 전 마지막 휴일인 29일 최대 승부처인 경기 유세에 올인했다.
서울시장과 인천시장 선거 승리 가능성이 작은 상황에서 경기지사 선거마저 패하면 ‘수도권 전패’를 기록하게 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수도권 광역단체장을 모두 내줄 경우 2006년 지방선거 이후 16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모든 유세 일정을 경기에 집중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용인과 이천,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포와 파주,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성남을 돌며 지원 유세를 펼쳤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도 예정에 없던 파주와 고양 유세 일정을 추가하며 화력을 보탰다.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는 오전 5시 김포를 시작으로 고양 파주 연천 동두천 양주 포천 의정부 구리 하남 남양주까지 경기도 내 11개 시·군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김 후보는 의정부 민락문화근린공원에서 가진 유세에서 “민주당이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사심 없이 일하도록 만드는 개혁의 씨앗이 되겠다”며 강조했다.
이 같은 ‘경기 올인’ 전략에는 경기지사 선거 승패를 전체 지방선거 성적표와 동일시하는 민주당 내부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비수도권 광역단체장 몇 곳 더 이기는 것보다 경기지사 승리가 훨씬 중요하다”며 “경기도에서 지면 사실상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전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7~28일 사전투표에서 경기도 투표율(19.06%)이 전국 평균(20.62%)에 못 미친다는 점도 민주당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낮은 사전투표율이 민주당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박 위원장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을 둘러싼 내분을 간신히 봉합했다. 비대위는 28일 심야 회의를 열고 “(지도부 혼선으로) 걱정을 끼쳐 사과드린다”며 “비대위는 당면한 지방선거 승리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언제 또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봉합’이라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가 코앞이니 일단 그대로 덮어두고 선거 뒤에 논의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최승욱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