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개미의 비명…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줄인상

입력 2022-05-30 04:08
연합뉴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의 불똥이 개미 투자자에게도 튀고 있다.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살 때 적용되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DB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은 다음 달 2일 신규 매수분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일부 인상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융자 기간 7일 이내의 이자율을 연 4.50%에서 4.75%로 올릴 계획이다. 다만 신한금융투자는 융자 기간 31∼60일, 71일∼90일, 91일∼300일에 대해선 각각 8.70%, 9.20%, 9.50%로 현재의 이자율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DB금융투자는 0.20% 포인트씩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한다. 이에 따라 융자 기간 91∼350일에 적용하는 이자율은 현재 9.51%에서 9.71%로 오르게 됐다. 90일 이내 이자율은 5.18∼9.08%에서 5.38∼9.28%로 인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이자율을 0.10% 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융자 기간에 따라 이자율이 현재 5.81∼8.80%에서 5.91∼8.90%로 오를 예정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3일 이자율을 0.25%포인트 올렸다. 대신증권도 지난 6일 융자 기간 8일 이상인 매수분에 대해 이자율을 0.50% 포인트 올렸다. 교보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지난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0.20% 포인트 인상했다.

증권사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기본금리로 한 뒤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신용거래융자 이자를 정한다.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사람들이 기준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준금리는 앞으로 두세 차례 더 올라 연말 연 2.50%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빚투’ 투자자 부담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빚투가 많아질수록 증권사 이자 수익은 커지게 된다. 신용거래융자 이자가 시중은행 대출 이자보다 높기 때문이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감소세다. 지난 26일 기준 21조6652억원으로, 지난해 말 23조886억원보다 1조4000억원가량 줄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