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에 교회 안과 밖 따로 없어… 지역사회 돕기에 힘 합쳐야”

입력 2022-05-27 03:03
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고문인 김상복 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는 지난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한국교회는 예배의 회복이 필요하다. 모든 성도가 예배당에 나와 함께 예배드리자”고 제안했다. 성남=신석현 포토그래퍼

교계 원로인 김상복 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는 코로나19로 위축된 한국교회와 성도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도 회복을 준비하는 교회들에 애정 어린 조언도 가감 없이 전했다. 산파 역할을 한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카이캄)에는 연합의 힘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8일 경기도 성남시 할렐루야교회(김승욱 목사)에서 만난 김 목사는 ‘코로나로 한국교회가 위기인가’를 묻는 질문에 “코로나로 한국교회는 물론 전 세계가 위기였다. 모두 경제적, 심리적으로 고통받았는데 굳이 한국교회만 힘들었다고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기간 또 다른 의미에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방역수칙을 두고 일부 교회가 정부와 갈등을 빚었고 사회의 시선은 차갑게 식었다. 김 목사는 “소수의 교회가 종교 탄압이라며 반발하면서 사회의 지탄을 받았다. 내가 볼 때 이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절대다수의 교회들은 방역수칙을 반대하지 않았고 어느 단체보다 철저히 더 잘 지켰다”고 했다.

코로나가 교회에 긍정적 역할을 한 점도 있었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사역 방식을 알게 됐잖아요. 처음에 힘들어하던 교회들도 잘 따라가게 됐고 소그룹 모임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게 됐어요. 어떤 면에선 새로운 사역의 채널을 얻게 됐으니 플러스 된 게 아닐까요.”

범위를 카이캄으로 좁혀 같은 질문을 했다. 김 목사는 “카이캄은 독립교회 연합이고 예수님만이 지배자인 단체다. 각 교회가 강건해진다는 건 카이캄의 강건을 의미한다”며 카이캄의 성격부터 정의했다. 교단 중심으로 뭉치는 다른 교회에 비해 약점이 되는 건 아니냐는 우려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김 목사는 “‘독립’이라는 표현 때문에 오해를 받는데 이름을 바꿔야 하나”라며 웃음을 지은 뒤 “우린 이단 단체만 빼고 교회가 함께 연합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립 교단의 기본 개념은 교회가 교단에 속해 교단 명령을 듣는 게 아니라 예수 안에서 자율을 얻는 것이다. 하나님 안에서 모두 열려 있다”며 “카이캄 교회들은 코로나를 계기로 타교단 교회들과 함께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연합했는데 할렐루야교회의 경우 타교단 교회들과 함께 소상공인 지원, 헌혈 등 다양한 연합 사업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와 카이캄의 역할도 상세히 전했다. 섬김을 실천하는 데 교회가 안과 밖을 이분법처럼 나눠서는 안 된다는 게 김 목사의 의견이다. “대한민국 국민 중 20%의 기독교인이 건강한 시민이 되도록 돕는 게 교회의 역할입니다. 교회 안 어려운 분들을 돌보는 것도 우리 역할인데 이를 세상에선 ‘끼리끼리’라고 표현하며 사회 공헌에 취약하다고 비판합니다. 교회는 사회와 분리된 게 아니라 사회 안에 포함된 겁니다.”

국민일보가 진행하는 연간 기획 ‘세상 속으로’를 통해 한국교회가 공교회 역할을 감당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도 물었다. 김 목사는 “예수님은 세상에 있으면서도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며 “우리도 개념적으로는 세상 속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이미 세상 안에 있다. 세상 안에서 교회와 성도가 어떻게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민의 해법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세상의 빛과 소금에서 찾았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빛’이라고 했지 ‘빛이 돼라’고 하신 적이 없어요. 빛과 소금인 기독교인은 일터 등의 삶 속에서 태도와 말, 행동을 통해 그리스도의 인격을 보여주면 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게 진정한 선교이자 사역입니다.”

거리두기 해제로 도약을 준비 중인 한국교회가 회복하려면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 김 목사는 첫 손에 ‘예배의 회복’을 꼽았다. “여전히 온라인으로만 예배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제는 교회로 나와 함께 예배해야 합니다. 집에서 홀로 찬송할 때보다 함께할 때 느낌도, 감동도 다르거든요. 거리두기 해제되고 첫 주일예배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어요.”

성도들에게는 신앙의 홀로서기도 제안했다. 김 목사는 “교회에 의존하던 기독교인들은 코로나로 함께 예배하지 못하고 가정예배를 드리게 되면서 좌절했다. 그러나 신앙은 홀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이라며 “어떤 환경 앞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도록 홀로서기 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교회는 이를 위한 훈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생각에서 말이 나오고 감정과 태도가 나타난다. 로마서 12장에서 ‘마음을 새롭게 하라’고 했는데 우리 생각을 하나님 말씀으로 바꿔야 한다”며 “서로 사랑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예배의 온도를 가늠하는 방법도 귀띔했다. “교회의 예배 온도는 첫째, 찬송가를 들으면 알 수 있어요. 일주일 내내 준비하며 주일예배에 왔는데 첫 찬송은 힘이 되는 찬송을 했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항상 있었습니다. 코로나 같은 고난도 인류 역사 속에서 되풀이됐어요. 그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폭풍 속에서도 주무셨던 것처럼 우리도 고난에 놀라지 말고 담담하게 하나님을 의지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성남=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