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장에 文정부 경제수석 내정… 권성동 ‘우려’ 전달

입력 2022-05-26 04:06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윤석열정부 첫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윤종원 IBK 기업은행장에 대한 우려의 뜻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윤 내정자는 문재인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며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다. 여권은 전 정부 경제 사령탑이 새 정부 요직에 기용되면 국정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여권 내부의 의견을 전달받고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뿐 아니라 대통령비서실과 경제부처에 있는 사람들도 반대 문자가 와서 고심 중”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 여당이 윤석열정부 인사에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은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부 출범 2주 만에 당정 갈등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정 간 당연한 의견 교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나섰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에게 윤 내정자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전한 게 맞다”고 밝혔다. 이어 “말이 안 되는 인사”라며 “인사권자가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는 윤 내정자 인선에 대해 “문재인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또 “국무조정실장은 정부 각 부처 정책을 통할하는 자리”라며 “차관급 이상 공무원은 자신의 철학과 소신이 맞는 정부에서 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 연합뉴스

윤 내정자 인사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도했다. 한 총리는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윤 내정자를 국무조정실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한 총리에게도 여권 내부의 기류를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대체 가능한 인사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당 지도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충남 당진어시장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권 원내대표는 누구보다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분”이라며 “권 원내대표가 (인사를) 지적했더라도 (당정 간) 불협화음이라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한 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내정자에 대해 “훌륭한 경험을 가진 분”이라며 여권의 반대를 정면 반박했다. 한 총리는 “(인선의) 우선순위는 보는 사람 마다 다를 수 있다. 검증과정이 스무스하게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