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을 규명할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의 특검보 3명이 25일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안 특검이 지난 23일 특검보로 요청한 유병두(59·26기) 이태승(55·26기) 손영은(47·31기) 변호사를 이날 임명했다. 안 특검은 수사팀 구성 및 사무실 임대 등 준비 작업을 곧 마무리 짓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다.
안 특검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특검보 인선 기준으로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있는 분들을 모셨다”고 설명했다. 특검보 3명은 모두 검찰 출신이다. 유 특검보는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을, 이 특검보는 부산지검 공안부장 등을 역임했다. 손 특검보는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부장검사 등을 거쳐 2018년 교육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특검보는 특검과 수사팀을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검사장급 예우를 받는다. 이 특검보는 “사건의 중요성과 유족의 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특검을 보좌하고 그 결과를 국민께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특검은 파견 검사 등 수사팀 진용을 갖춰 나가는 동시에 사무실 등이 마련되는 대로 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는 지난 24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노공 차관을 만나 검사 파견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특검은 “수사팀 구성 완료와 사무실 마련 등이 최우선 과제”라며 “준비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회의를 열고 수사기록 검토 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특검 참여 경력이 있는 한 변호사는 “곧바로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에 들어가려면 최소한 (수사 개시일) 10일 전 특검팀 구성을 완료하고, 5일 전부터 기록을 보기 시작해야 한다”며 “20일이란 준비 기간도 길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이 규명해야 할 주요 과제는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군 조직의 사건 은폐·무마 의혹 등이다. 이러한 의혹 수사의 실마리 내지 정황 증거 등은 이 중사가 남긴 메모에 상당 부분 담겨 있다.
이 중사의 휴대전화에는 그가 성폭행 피해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적은 메모들이 남아있다. 사실상의 유서다. 이 중사는 거기에 “저 같은 여군은 죽어야겠습니다. (가해자인) 장모 중사는 원인 제공을 했고, 군 조직과 주변의 시선은 저에게 압박감과 죄책감을 주었습니다”라고 적었다. “모두가 절 죽였습니다”라는 울분과 절망감도 토로했다.
당시 군 관계자들이 가해자를 감싸거나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등의 2차 가해를 한 정황도 쓰여있다. 이 중사는 “그 인간을 두둔했던 모든 사람들이 정말 혐오스럽다”면서 “별것도 아닌 일 가지고 유난이라고 하는가. 내 입장은 되어 보았는가”라고 한탄했다. 특검팀은 향후 공군 20전투비행단의 사건 처리 전 과정과 부실 수사 정황 배경부터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정하 조민아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