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예람 사건’ 특검보에 유병두·이태승·손영은

입력 2022-05-26 04:06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영정 앞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을 규명할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의 특검보 3명이 25일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안 특검이 지난 23일 특검보로 요청한 유병두(59·26기) 이태승(55·26기) 손영은(47·31기) 변호사를 이날 임명했다. 안 특검은 수사팀 구성 및 사무실 임대 등 준비 작업을 곧 마무리 짓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다.

안 특검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특검보 인선 기준으로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갖고 있는 분들을 모셨다”고 설명했다. 특검보 3명은 모두 검찰 출신이다. 유 특검보는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을, 이 특검보는 부산지검 공안부장 등을 역임했다. 손 특검보는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부장검사 등을 거쳐 2018년 교육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특검보는 특검과 수사팀을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검사장급 예우를 받는다. 이 특검보는 “사건의 중요성과 유족의 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특검을 보좌하고 그 결과를 국민께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특검은 파견 검사 등 수사팀 진용을 갖춰 나가는 동시에 사무실 등이 마련되는 대로 수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는 지난 24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노공 차관을 만나 검사 파견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특검은 “수사팀 구성 완료와 사무실 마련 등이 최우선 과제”라며 “준비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회의를 열고 수사기록 검토 등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특검 참여 경력이 있는 한 변호사는 “곧바로 압수수색과 소환 조사에 들어가려면 최소한 (수사 개시일) 10일 전 특검팀 구성을 완료하고, 5일 전부터 기록을 보기 시작해야 한다”며 “20일이란 준비 기간도 길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이 규명해야 할 주요 과제는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군 조직의 사건 은폐·무마 의혹 등이다. 이러한 의혹 수사의 실마리 내지 정황 증거 등은 이 중사가 남긴 메모에 상당 부분 담겨 있다.

이 중사의 휴대전화에는 그가 성폭행 피해 이후 스스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적은 메모들이 남아있다. 사실상의 유서다. 이 중사는 거기에 “저 같은 여군은 죽어야겠습니다. (가해자인) 장모 중사는 원인 제공을 했고, 군 조직과 주변의 시선은 저에게 압박감과 죄책감을 주었습니다”라고 적었다. “모두가 절 죽였습니다”라는 울분과 절망감도 토로했다.

당시 군 관계자들이 가해자를 감싸거나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등의 2차 가해를 한 정황도 쓰여있다. 이 중사는 “그 인간을 두둔했던 모든 사람들이 정말 혐오스럽다”면서 “별것도 아닌 일 가지고 유난이라고 하는가. 내 입장은 되어 보았는가”라고 한탄했다. 특검팀은 향후 공군 20전투비행단의 사건 처리 전 과정과 부실 수사 정황 배경부터 파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정하 조민아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