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검찰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수사에 대해 “이런 것은 정치보복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4일 성남 분당 선거캠프사무소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죄를 지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대장동은 안 후보가 출마한 분당갑 지역 내에 있다.
안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장동 사업의 최종 책임자”라며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를 최종적인 수사 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그는 “대장동 사업의 본질은 1조원 가까이 되는 돈을 특정 민간업자에게 몰아준 것”이라며 “만약 이 후보가 그걸 알고 있었다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하고, 몰랐다면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이 후보가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을 지역 보궐선거에 출마한 점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분당갑에서) 이 후보와의 양자 대결을 바랐는데, 갑자기 왜 인천으로 가 버렸는지 모르겠다. 너무 아쉽고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이 있는 지역구에서 주민들의 판단을 받아보자는 것이었는데, (이 후보가) 도망쳤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인터뷰 내내 이 후보와 대장동 사업 비판에 열을 올렸다. 정작 지역구 경쟁상대인 김병관 민주당 후보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는 “그분 이름이 뭐였죠?”라고 되묻기도 했다. 안경을 쓴 이 후보와 비교해 “엉뚱하게 안경 안 낀 사람(김 후보)이 (경쟁상대로) 나왔다”고도 했다.
안 후보가 김 후보를 거의 언급하지 않은 데서는 일종의 자신감이 엿보였다. 안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60%대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김 후보를 거의 ‘더블 스코어’로 앞서고 있다.
그는 높은 지지율 비결을 묻는 말에 “나는 의사와 IT창업자, 서울대 교수, 국회의원을 지냈다. ‘3김 시대’ 이후 38석이라는 최대 규모의 원내 교섭단체도 만들었다. 모든 분야마다 무엇인가를 남기고 다음으로 옮겨갔다. 그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당선되면 곧장 당권 경쟁에 나설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지금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 후보는 다만 “국회의원일 때 ‘김영란법’과 ‘신해철법’을 통과시켰다. 여야를 모두 설득했다. 나는 기본적으로 여야를 넘나들면서 정치를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의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정치적 상대방들은 나를 ‘약한 사람’으로 이미지 조작을 하는데, 그건 다 나보다 못난 ‘찌질이’들이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조금 더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는 보수정당이 돼야 한다”며 “(이념을 떠나) 실용주의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고 변화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각 인선에 대해서는 “인사는 인사권자가 결정도 하고 책임도 지는 것”이라며 “정부 첫 조각(組閣)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자진사퇴로 공석인 채로 남아 있는 장관 자리와 관련해 “윤 대통령 측에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추천했고, (정호영 전 후보자가) 낙마하는 걸 보고 보건복지부 장관도 추천했다”고 밝혔다.
성남=정현수 손재호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