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광주 이어 봉하마을 총출동

입력 2022-05-24 04:04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앞줄 왼쪽부터)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핵심 인사들이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총출동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대거 ‘광주행’에 나선 데 이어 통합·협치 메시지를 연이어 강조하는 모양새다.

6·1 지방선거를 9일 앞둔 상황에서 ‘노무현 추도식’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추도식에 윤석열정부·국민의힘·대통령실 핵심 인사들이 집결했다. 윤석열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했다. 한 총리는 노무현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냈다.

한 총리는 기자들을 만나 “노 전 대통령의 철학은 분명했다”면서 “민주주의가 잘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어 “아직도 충분히 성숙한 민주주의가 됐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기가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야가 각종 이슈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었다’는 말을 권양숙 여사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는 얘기를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았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권 여사와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을 만나 “(권 여사는) 윤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몇 차례 좋게 말했던 점을 언급했다”며 “협치의 틀도 그렇고 노 전 대통령을 모시는 데 있어서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5·18민주화운동과 마찬가지로 ‘노무현 정신’ 역시 더 이상 민주당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보수정권 역시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추모객은 사회자가 여권 인사를 소개할 때 “꺼져”라고 소리치며 야유를 보냈다. 이 대표와 권 원내대표는 입장을 저지하려는 일부 추모객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간신히 입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에게 환호를 보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박지현 민주당 비대위원장 소개 때도 추모객으로부터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정현수 기자, 김해=오주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