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역사상 25명뿐… 中·日도 “아시아의 자부심” 찬사

입력 2022-05-24 04:03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22일(현지시간) 영국 노리치 캐로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노리치 시티전에서 시즌 23호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인스타그램에 “6만명 관중 속에서 유독 태극기와 한국분들의 얼굴은 잘 보인다. 모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의 시대다.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이 세계 최고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다. EPL 역사상 25명에게만 허락된 자리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를 3년 만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시키는 데도 앞장섰다.

손흥민은 22일(현지시간) 영국 노리치 캐로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 시티와 2021-2022 EPL 최종 38라운드에서 후반 25분과 30분에 각각 22·23호골을 성공시키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골든부트(득점왕)를 공동 수상했다. 팀은 5대 0 완승했다. EPL에서 아시아 선수가 득점왕에 오른 건 손흥민이 처음이다.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로 넓혀도 유일하다. 특히 23골 중 페널티킥(PK) 골이 없어 살라(PK 5골)보다 순도가 높다.

1992-1993 시즌 출범한 EPL에서 득점왕에 오른 선수는 25명뿐이다. 손흥민은 티에리 앙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루이스 수아레스 등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토트넘 출신으론 테디 셰링엄, 해리 케인에 이어 세 번째다.

손흥민이 22일(현지시간) EPL 득점왕에게 주는 골든부트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손흥민은 “어릴 적부터 꿈꿔왔는데 (골든부트가) 말 그대로 내 손에 있다. 믿을 수가 없다. 동료들이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줬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날 토트넘 동료들은 2-0으로 앞서가자 손흥민에게 득점 찬스를 만들어주려 애썼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엄청난 업적을 세웠다. 매우 기쁘다”며 축하했다. 단짝이자 직전 시즌 득점왕인 케인은 “손흥민은 득점왕 자격이 있다. 이번 시즌 완전히 다른 클래스를 보여줬다”고 기뻐했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손흥민 본인은 물론 소속팀과 한국 축구에도 중요한 사건”이라며 치하했다. 축구선수 김병지는 유튜브에서 “월드컵 4강을 기적이라 했는데 더 큰 기적을 손흥민 선수가 제일 잘하는 EPL에서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손흥민은 이미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세계적 공격수”라며 “득점왕 타이틀은 역사적·기록적으로 그의 위상과 위력을 증명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이 22일(현지시간) 영국 노리치 캐로 로드에서 열린 2021-2022 EPL 38라운드 노리치 시티전에서 슈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시아권 언론과 축구팬들도 손흥민의 득점왕 소식에 찬사를 보냈다. 일본 닛칸스포츠 등은 “손흥민이 최종전에서 2골을 넣어 아시아인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손흥민이 아시아 넘버1 축구선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중국 텐센트 스포츠는 “손흥민이 아시아 공격수들이 상상도 할 수 없던 골든부트를 해냈다. 받을 자격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웨이보에는 “손흥민이 골든부트를 받은 건 아시아인의 자부심이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손흥민 선수 개인의 영예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축구계 모두가 축하할 경사”라며 축전을 보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