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불꽃 튀는 순위싸움이 전개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가 38라운드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위와 4위, 그리고 강등권에서 순위 싸움을 벌여온 팀들은 역대급 경기를 펼쳤고 각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가장 주목받은 1위 경쟁에서 웃은 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였다. 맨시티는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서 3대 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애초 맨시티의 무난한 우승이 예상됐다. 맨시티는 승리만 거두면 자력 우승이 가능한 데다, 우승 경쟁자인 리버풀의 상대보다 약체로 평가되는 빌라를 상대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전설’ 스티븐 제라드가 이끄는 빌라는 만만치 않았다. 맨시티는 전반 37분과 후반 24분 각각 매튜 캐시와 필리페 쿠티뉴에게 골을 내주며 2골 차로 끌려갔다.
자칫 리버풀에 우승 트로피를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맨시티는 저력을 발휘했다. 해결사로 나선 건 일카이 귄도안이었다. 귄도안은 후반 31분 라힘 스털링이 올린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2분 뒤 로드리의 중거리 슈팅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맨시티는 후반 36분 귄도안의 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한 점 차 리드를 지킨 맨시티는 최종전에서 승리하고 EPL 우승컵을 따냈다. 지난 시즌에 이은 2연패였다. 2016년 맨시티의 사령탑에 오른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6년간 4번의 EPL 우승을 이뤄냈다.
리버풀은 같은 시각 울버햄튼과 경기에서 페드로 네투에 선제 골을 내주고도 3대 1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맨시티의 승리로 준우승에 그쳤다. EPL 사상 첫 4개 대회 우승인 ‘쿼드러플’ 도전은 무산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카라바오(리그)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미니 더블을 달성한 리버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트레블(3개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EPL의 다음 시즌 UCL 출전권 4장은 맨시티, 리버풀 외에 3위 첼시와 4위 토트넘에 돌아갔다. 이날 에버튼에 5대 1로 승리했지만 5위에 머무른 아스널과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로파리그에 진출했다. 맨유는 이번 시즌 호날두를 영입하고도 승점 56점에 머물러 EPL 출범 이전인 1989-1990 시즌의 승점 48점 이후 가장 낮았다.
진흙탕 싸움이 펼쳐진 강등권 싸움에서는 리즈 유나이티드가 살아남았다. 37라운드까지 승점 35점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던 번리와 리즈 입장에선 마지막 경기 결과가 중요했다. 리즈는 브렌트포드와 경기에서 후반 48분 극적인 골로 2대 1 승리를 거둔 반면, 번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1대 2로 패배했다. 18위가 된 번리는 다음 시즌을 2부 리그에서 보내게 됐다. 19위 왓포드, 20위 노리치시티도 강등이 확정됐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