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이민 소망하다 독생자 주님 만난 후 말씀·기도가 삶의 전부

입력 2022-05-23 03:09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비행기로 전 세계를 누빌 시대를 대비해 큰 꿈을 가지라고 하셨다. 그 꿈을 위해 영어공부에 집중했고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대표로 출전해 많은 상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을 벗어나본 적 없는 나와는 차원이 다른 대학친구들을 보며 꼭 해외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났다. 그래도 꿈을 접을 수 없어 취업을 하여 1년간 돈을 모아 6개월간 호주로 떠났다. 파티를 즐기고, 우아한 디너 크루즈도 탔다. 홈스테이를 한 집은 동화책 속 집처럼 예쁜 2층집으로 수영장까지 있었고, 넓은 정원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꼭 외국에서 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 후, 회사일로 한 달간 캐나다로 출장을 갔다. 직원을 배려한 휴게실은 레스토랑 수준이었고, 상하 없이 자유롭게 어울려 일하는 분위기, 여유로운 출퇴근, 퇴근 후 자기시간 등 모든 것이 환상이었다. 해외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통역사를 목표로 통역대학원에 입학해 1년간 피나는 노력을 했는데 결국 불합격했다. 어쩔 수 없이 외국계 기업에 입사했지만 해외에 나갈 기회는 거의 없었다. 힘든 직장 일에 밤늦게까지 공부하며 유학을 준비했다. 그 무렵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그는 첫 만남부터 복음을 전하며 평생 복음 전하는 일에 올인할 텐데 함께 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외모도 조건도 내 스타일이 전혀 아니라 끊으려 했지만, 왠지 끈질기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싫지 않고 그의 진심이 느껴져 결국 결혼을 했다.

남편을 따라 처음 한마음교회에 왔지만 말씀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로마서의 ‘하나님을 내 마음에 두기 싫어한다.’는 말씀이 마음에 걸렸지만,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었다. 그래도 하나님이 두려워 영접기도를 하고, 나름 은혜도 받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교회는 점점 멀어져 결국 발을 끊고 이민을 위해 본격적으로 남편을 설득했다. ‘한국과는 삶의 질이 다르고, 돈도 많이 벌어 여유롭게 살 수 있고, 아이 공부와 외국어도 2개나 할 수 있다며 온갖 유혹과 설득을 하면서 한편으로 컨설팅 회사에 400만원을 주고 서류 수속까지 마쳤다.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한 남편의 마지막 영어시험 통과를 위해 강남 부근으로 이사하고 학원에 보냈다. 하지만, 성적 향상은 고사하고 남편은 외국인 앞에서 완전 얼음이 되었다. 그래도 용기를 주며 이민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어느 날 남편은 ‘우리 부부의 신앙이 확실치 않고, 교회 공동체를 떠나 우리 마음대로 이민을 갈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때부터 생애 최악의 부부싸움이 시작되었다. 확고한 남편에 대한 절망감을 진정할 수 없어 무심코 책장에서 신앙서적 하나를 꺼냈다.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을 보며 그동안 나는 뭘 위해 살아왔나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날 이후, 결단을 하고 한마음교회에 갔다. 마침 전도사님께 ‘본래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되 아버지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이 나타내셨느니라.’는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하나님은 원래 보이지 않는 분이니, 지금까지 하나님을 몰랐던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독생하신 하나님이 누구인지만 알면 된다는 결론으로 집중했다. 감사하게도 성령께서 구약의 예언, 예수님의 출생과 생애, 죽음과 부활까지 예수님이 바로 독생하신 하나님임을 정확히 알려주셨고, 그렇게 나는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하나님 앞에 회개와 굴복이 마땅했다.

예수님이 주인이 되니 천국이 실제가 되고 마음에 평강과 기쁨이 흘러넘쳤다. 집, 회사, 작은교회 예배, 교회만 왔다 갔다 해도 부족한 것이 없고 뭘 해도 즐거웠다. 예배의 장소로 집을 오픈하고 지체들을 섬기며 말씀과 기도에 착념하는 생활이 삶의 전부가 되었다. 이민을 위해 공부한 영어는 교회의 각종자료 번역에 귀하게 쓰임 받았다. 외국에 나가 살아도 나는 한국인인 것처럼, 이제는 영원한 천국의 시민권자가 되니까 이민 생각은 아침 이슬처럼 사라지고 좁은 한국 땅에 살고 있어도 너무 아름다운 천국 시민의 삶이었다.

친구를 만나 처음으로 복음을 전했다. 성경을 읽어도 천지창조부터 믿을 수가 없다며 어떻게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던 친구는 결국 부활을 확신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호주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한국에 놀러 왔을 때, 영어 전도지를 주며 간단하게 복음을 전했다. Jesus resurrected to be your Lord! (예수님이 우리의 주인 되어 주시기 위해 부활하셨어!) 했더니 resurrect?(부활?) 하면서 그 자리에서 전도지를 읽고 좋아했다. 몇 년 전에 의식이 혼미한 요양병원에 계신 할머니를 남편과 함께 찾아 가 복음을 전한 적이 있다. 대답을 할 수 없어 “할머니, 믿으시고 아멘하시면 손을 머리에 올려보세요!” 하자 할머니는 손을 번쩍 머리에 올리셨다. 성령께서 마지막 삶을 사는 할머니의 마음도 활짝 열어 주셨다.

그 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춘천으로 이사하고 외국계 기업에 다시 입사했다. 감사하게도 재택근무를 하며 남편을 섬기고 아이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기르고 있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행복하게 이 세상에서는 누릴 수 없는 천국의 삶을 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강민경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