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北 도발 대비 플랜B 마련… 2박3일간 매일 만남

입력 2022-05-19 04:03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5층 집무실에서 약 90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안보’와 ‘안보’를 키워드로 하루씩 공동 일정을 진행하면서 밀착 행보를 한다. 두 정상의 첫 만남인 만큼 신뢰 관계 구축을 위한 것이다.

한·미 양국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에 대비한 ‘플랜B’를 마련했다고 한다.

하이라이트인 한·미 정상회담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90분간 진행된다. 이어 한·미 정상은 기자회견을 함께 갖는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20일 늦은 오후 도착해 22일 이른 오후에 떠나는 2박3일 일정”이라며 “양국 정상이 하루 한 번씩은 매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차별화된 일정과 메시지를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흘 내내 양국 정상이 만나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도착한 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라인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일정에는 윤 대통령도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하는 것은 경제안보 협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방한 이틀째인 21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헌화한 후 오후 1시30분쯤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할 예정이다. 5층 집무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갖고, 이어 집무실 옆 접견실에서 확대 정상회담이 열린다.

정상회담을 마친 한·미 정상은 대통령실 청사 지하 1층 강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오후 7시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식 만찬이 이어진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경우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김 차장은 “도발 성격에 따라 기존 일정을 변경하더라도 한·미 정상이 연합방위태세 지휘통제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도록 플랜B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양국 정상이 대통령실 청사 내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에서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차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말까지 핵실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포함 미사일 발사 준비는 임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무장지대(DMZ)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에서 제외됐다. 김 차장은 “DMZ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 이미 가신 적이 있다”면서 “다른 장소에서 다른 개념을 가지고 안보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문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지금 시점에 북한 내부 상황을 볼 때 한·미 정상이 북한 지도자와의 만남을 의제에 올릴 상황은 아니다”며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언제든지 대화의 문이 열려 있지만 만남을 위한 만남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코로나19 확산을 겪고 있는 북한에 보건 협력을 제안했지만 응답이 없는 상태다. 김 차장은 “북한이 우리에게 보건협력에 응하겠다는 대답이 없기 때문에 미국도 북한에 뜻을 타진했지만 응답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