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17일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에 대해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존중해야 하는 카운터 파트”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 후보는 강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진척이 된 게 없다”면서 “선거 당사자는 함부로 전망하면 안 된다”고 말을 아꼈다.
김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다. 강 후보는 두 후보 사이에서 5~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 후보가 극우 성향의 강 후보 표를 흡수하면 김동연 후보에게 확연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김은혜·강용석 두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경기지사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후보는 국민일보와의 동행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단일화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당 지도부도 단일화와 관련해 제게 의견을 제시한 분은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강 후보와의 단일화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선 “이 대표와 강 후보가 편하지 않은 관계인 것은 상식”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 후보는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후보는 “성남 대장동 주민에겐 아직 대장동 사태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카르텔’이 3억5000만원을 사업에 투자하고 8000억원을 가져갔다”며 “부당이득이 아직 환수되지 않았고, 아픔도 치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가 정말 당당하다면 인천이 아니라 대장동이 위치한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또 “대장동뿐 아니라 포천과 평택 일대에서 제2, 제3의 대장동 프로그램이 가동되고 있었다”면서 “경기도 전체가 화천대유가 될 뻔했다”고 비난했다. 그러고는 “각종 경기도 개발사업에서 경기도민이 박탈당한 이익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금융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지금껏 경기도정의 폐해는 공사 구분을 못하고 권력을 사유화한 데서 생겼다”며 “경기지사의 권한 가운데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철저히 분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지사 관사를 반납하고, 전문성과 중립성을 갖춘 인사에게 경기도청 감사관을 맡기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새 경기지사 1호 정책으로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내세웠다. 그는 소위 ‘윤심(尹心)’을 업고 선거를 치른다는 민주당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윤심이 경기도 발전에 도움이 되고, 지역주민의 삶을 나아지게 한다면 백 번이라도 윤심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 전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반대했던 김동연 후보가 경기지사 출마 이후 기본소득 찬성으로 선회한 것을 지적하며 “저는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특히 “저는 김동연 후보와 달리 일관된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살아왔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매일 2시간30분 정도밖에 못 자고 있지만 새 정부와 함께 경기도의 정치교체를 꼭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와의 인터뷰는 경기도 시흥 한국공학대와 수원 국민의힘 경기도당 사무실로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이뤄졌다.
시흥·수원=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