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취임 일성은 “증권범죄합수단 부활”… 이르면 오늘 인사

입력 2022-05-18 04:05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정의와 상식의 법치’를 내걸고 취임했다. 한 장관은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 뿐”이라며 “즉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다시 출범시키는 것으로 첫발을 떼겠다”고 했다. 한 장관 취임 직후 검찰 내부에서는 바로 다음날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일부 고위 간부 인사가 발표될 것이란 소식이 퍼졌다.

한 장관은 17일 취임사에서 “법무부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명칭이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며 “그 사실은 법무부가 가야 할 방향이 그만큼 단순명료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영문 명칭에 정의(Justice)라는 말이 포함되듯, 항상 정의에 이르는 길을 찾자는 독려였다. 그는 “진짜 검찰개혁은 사회적 강자도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고, “우리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출범을 선언했다. 2014~2020년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돼 있던 합수단은 추미애 전 장관 시절 검찰의 직접 수사부서를 대거 줄이면서 사라졌고, 한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증권범죄 사범들의 고도화된 증권범죄에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했었다. 한 장관의 합수단 부활 선언은 대통령령 개정 작업의 본격화 예상으로 이어진다. 검찰의 수사 기능 복원 작업과 연결시키는 해석도 많다.

한 장관은 ‘국민 서비스’도 자주 언급했다. 그는 후보자 때 공언한 외국인 정책 강화와 이민청 신설 검토,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대응 충실화, 법제 선진화 등을 열거했다. 이어 “범죄예방, 외국인정책, 교정, 인권 등 모든 업무 분야에서 국민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자”고 했다. 그는 “법무부가 검찰에 너무 웨이트(무게)를 주고 교정과 이민, 법제 부분에 소홀했던 면이 있다”고 했었다.

이날 밤 검찰 안팎에서는 “이튿날 고위 간부 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퍼졌다. 서울중앙지검장에는 한 장관과 보조를 맞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를 지휘한 뒤 좌천됐던 송경호(사법연수원 29기) 수원고검 검사가 유력한 것으로 거론됐다. 검찰 예산·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자용(28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발탁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역시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이원석(27기) 제주지검장은 대검 차장으로 승진 발령 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고검장 자리 다수가 공석인 만큼 ‘인사판’은 예년보다 커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사법연수원 28~30기에서 검사장 승진자가 다수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예년과 달리 고검이나 지방 등 한직에 있던 이들이 요직 하마평에 거론된다. 한 장관은 “소신을 가지고 정당한 업무수행을 한 공직자를 부당한 외풍으로부터 지키겠다”고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