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춤출 때 가장 행복… 35주년 공연도 하고 싶어”

입력 2022-05-18 04:03
사진=권현구 기자

“저는 45살의 발레리나입니다. 10년 뒤에는 35주년 기념공연을 하고 싶어요.”

발레리나 김주원이 17일 서울 강남구 EMK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5주년을 맞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김주원은 다음 달 9~12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25주년 기념 공연 ‘레베랑스’를 한다.

김주원은 “춤추는 게 가장 행복하기 때문에 무대를 내려가선 살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나이를 먹으면서 몸이 예전 같진 않지만 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추려고 한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나이를 먹으니 눈물이 많아진 것 같다”며 웃음을 내비쳤다.

부산 출신인 김주원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발레에 입문했다. 러시아 볼쇼이 발레학교를 졸업하고 1998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한국 발레계의 르네상스’를 이끈 주역 가운데 한 명이다. ‘백조의 호수’ ‘지젤’ ‘해적’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서 보여준 섬세한 연기력과 우아한 포르 드 브라(상체 움직임)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하지만 2005년 발레리나에게 사형선고와 같은 족저근막염으로 토슈즈를 신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9개월간 재활를 거친 그는 2006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 상을 받으며 다시 비상했다. 한국인으로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였던 강수진(현 국립발레단장)에 이어 두 번째였다.

2010년 댄스 뮤지컬 ‘컨택트’의 여주인공과 2011년 TV 예능 ‘댄싱 위드 더 스타’의 심사위원으로 대중에 다가선 김주원은 2012년 국립발레단을 떠나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성신여대 교수로서 학생을 가르치는 한편 프리랜서 발레리나로서 무용 연극 뮤지컬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예술감독 겸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무대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 직접 나레이션을 하는 김주원은 “25주년을 맞아 인연, 우주, 삶, 죽음 등 제가 평소 생각하던 것을 관객에게 들려드리고 싶다”면서 “내 무대 인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의 자리”라고 피력했다.

장지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