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17일 두산건설과 성남FC 구단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지난 3월 대선 이후 이 전 지사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의 3번째 강제수사다. 경찰은 이 전 지사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4일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오전 10시부터 두산건설 본사와 성남FC 구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른 것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전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4∼2016년 두산, 네이버 등으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성남FC 측에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 6곳 중 두산건설을 제외한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두산건설은 성남FC 측에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 중 가장 큰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성남시는 이 전 지사가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를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하는 허가를 내줬다. 그러면서 용적률과 건축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높여주고, 전체 부지 면적의 10%만을 기부채납받아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봤다는 의혹이다.
두산은 지난해 부지에 분당두산타워를 완공했다. 이 부지의 부동산 가치는 현재 1조원에 육박한다는 말이 나온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