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1인 가구 이주희(25)씨는 재택근무를 하다 최근 코로나 엔데믹에 맞춰 사무실로 출근하게 됐다. 일상 회복이 반갑지만, 근무시간에 홀로 남겨질 반려견 걱정이 컸다. 고민 끝에 이씨는 반려동물 전용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동통신사에서 출시한 펫 전용 홈 CCTV로 반려동물이 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이씨는 “회식이나 야근으로 귀가가 늦어지면 끼니를 챙겨주지 못하기 때문에 원격으로 사료와 간식을 줄 수 있는 기기도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부활동이 늘어나자 집에 남겨지는 반려동물을 위한 IT 서비스를 찾는 펫팸족이 늘고 있다. 펫팸족은 반려동물(pet)과 가족(family)의 합성어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을 뜻한다.
LG유플러스는 반려동물 관련 IoT 서비스인 ‘펫케어 패키지’의 가입자가 최근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달에 펫케어 패키지 가입자는 전년 동월 대비 55% 늘면서 누적으로 62000건을 돌파했다. 신규 가입자 중 모바일 통신, 인터넷 등을 결합한 상품까지 이용하는 ‘펫플러스’ 가입자 비율도 지난해 4월 21%에서 올해 4월 61%로 급증했다.
펫플러스에 가입하면 외부에서도 집에 혼자 있는 반려동물을 보고 행동을 기록하는 CCTV인 맘카, 원격으로 사료를 줄 수 있는 원격 급식기, 원격으로 간식을 줄 수 있는 간식 로봇을 받는다. 펫 전용 공기청정기 할인쿠폰과 필터 등도 챙길 수 있다.
펫팸족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서비스는 CCTV였다. 맘카의 경우 반려동물의 움직임이 발생하면 이를 식별해 영상을 저장하는 기능, 반려동물의 움직임·소리 등을 감지해 시간별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일상을 확인하는 기능 등을 탑재하고 있다.
KT도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5G 초이스 요금제에서 ‘반려견 케어 디바이스’ 혜택을 선택하면 반려견 디바이스 2종의 할부원금을 지원받는 식이다. 반려견 활동량을 분석하는 웨어러블 기기와 반려동물 영상 확인을 지원하는 자동 급식기가 대상이다. 여기에 추가금을 더하면 연간 최대 130만원의 의료비도 지원해준다. KT 관계자는 “반려견 전용 영상 콘텐츠가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도 엔데믹 이후 커졌다”고 말했다.
전자업계도 ‘펫가전’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일반 이용자도 쉽게 반려동물의 털을 깎을 수 있는 반려동물용 ‘바리깡’,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 펫 드라이룸 등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1조9000억원에 머물렀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4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2027년에는 6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국내에만 1448만명(604만 가구)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매월 고정적으로 반려견과 반려묘에 쓰는 비용은 각각 13만원, 10만원으로 조사됐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