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을 추진하는 등 야당과의 협치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16일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 이후 계획한 만찬 회동이 더불어민주당의 거부로 무산되자 “굉장히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5일 “대통령께서 퇴근 시간에 편안한 복장으로 김치찌개에 돼지갈비를 놓고 소주 한잔 하자고 제안을 했는데, 민주당이 이것을 피한 것에 대해 굉장히 아쉬워한다”며 “야당에 대한 실망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정국이 경색 국면으로 가는 것을 풀기 위해 야당의 이야기를 경청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대화의) 문이 열려 있고 한시라도 (민주당이) 연락을 주면 (윤 대통령은) 만나고 싶고, 만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달 초부터 야당에 “시정연설 이후 만찬 회동을 갖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민주당 측이 16일 만찬 일정에 관해 “일방적인 통보였다”고 주장하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와 물가 상승 등으로 민생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시정연설에서도 협치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 지도부는 의원 전원의 광주행을 독려하고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들이 모인 메신저 방에서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이 5·18 기념행사에 참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국민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임을 고려해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18일 오전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 특별열차를 타고 단체로 광주로 향할 계획이다. 당 차원의 광주행은 윤 대통령의 ‘통합’ 행보에 힘을 실으면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표심에 어필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문동성 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