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 전 보수진영 단일화 무산… 서울시교육감 ‘7파전’

입력 2022-05-16 04:03
서울시교육청. 뉴시스

서울시교육감 선거 본후보 등록 마감까지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는 무산됐다. 후보들은 투표용지 인쇄 돌입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그 전날까지는 단일화를 도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상대방의 양보를 전제로 한 상황이어서 성사 전망은 불투명하다.

15일 선거관리위원회와 각 후보 선거캠프 등에 따르면 중도·보수 후보로 분류되는 박선영·윤호상·조영달·조전혁 후보가 각자 본후보 등록을 마쳤다. 진보 진영에선 현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 강신만·최보선 후보 3명이 등록하면서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놓고 모두 7명이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단일화 협상을 이어가던 중도·보수 후보들은 일단 제각각 후보 등록을 했다. 지난 10~11일 박선영 후보와 조전혁 후보가 회동하고, 12일에는 조영달 후보가 두 후보를 각각 만나 막판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후보들은 여전히 단일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조전혁 후보는 14일 “조영달 후보가 ‘교육토론 50%, 여론조사 50%’라는 새로운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했다”며 “박선영 후보도 기존 여론조사를 합산하자는 제의를 포기하고 100% 여론조사 방식에 근접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후보가 합의한다면 어떤 방식이든 받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조영달 후보는 “단일화 방식보다는 서로의 양보를 바라는 의견이 있었다. 16일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박 후보 역시 “16일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후보들 입장에서는 투표용지에 ‘사퇴’라는 글씨 인쇄가 가능한 때까지 단일화가 이뤄져야 사표(死票)를 줄일 수 있다. 공직선거관리규칙에 따르면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는 16일에 시작하지만,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거 인쇄를 마친 후인 20일 인쇄가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감 선거의 실질적인 단일화 시한은 오는 19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본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중도 사퇴 시 기탁금 5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없다.

중도·보수 진영에선 후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앞선 두 번의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조희연 후보에게 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두 선거 모두 보수 후보 득표율 합이 조 후보 득표율보다 높았음에도 후보들 간 표가 갈리면서 조 후보가 당선됐다.

조 후보는 14일 선거캠프 개소식을 열고 정책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진보 진영 단일화와 관련해 “인위적인 단일화는 적절하지 않다. 자연스러운 합종연횡 단일화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