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안 하는 것 집중해라” 산업화 역사 산증인

입력 2022-05-13 04:04 수정 2022-05-15 16:22

구자학(사진) 아워홈 회장이 1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구 회장은 1960년대부터 식품, 화학, 전자, 건설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활약한 ‘산업화 역사의 산증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 회장은 1930년 경남 진주에서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해 소령으로 전역했다. 1957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둘째 딸 이숙희씨와 결혼했다. 구 회장은 1960년 한일은행을 시작으로 호텔신라, 제일제당, 중앙개발, 럭키(현재 LG화학), 금성사(현재 LG전자), 금성일렉트론(현재 SK하이닉스), LG건설(현재 GS건설) 등에서 일했다.

생전에 구 회장은 “남이 하지 않는 것, 남이 못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럭키는 1981년 ‘국민치약’이라 불리는 ‘페리오’를 개발했다.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했다. 1995년 LG엔지니어링에서는 업계 최초로 일본 플랜트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2000년 LG유통(현재 GS리테일)의 푸드서비스 사업부로부터 분리 독립해 아워홈을 설립했다. 구 회장이 이끈 20여년간 아워홈 매출은 2000년 2125억원에서 지난해 1조7408억으로 급성장했다. 단체급식사업과 식재유통사업으로 시작해 식품사업, 외식사업, 기내식 사업, 호텔운영업으로 확장하며 종합식품기업으로 거듭났다.

유족으로는 아내 이숙희씨와 아들 본성(아워홈 전 부회장), 딸 미현·명진·지은(아워홈 부회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광주시 광주공원묘원이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