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썼지만 정말 신나요’ 수학여행 초등생들 웃음꽃

입력 2022-05-12 00:04
서울 용암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이 경기도 가평 서울시교육원 학생교육원 글로벌문화·언어체험교육원에서 수련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용암초는 학교 일상회복 후 서울시교육청 초등학교 중에서는 처음으로 수련활동을 진행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학교마다 수학여행 등 숙박형 수련활동이 재개되면서 생애 첫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수련활동 중에는 여전히 실외 마스크 착용 지침을 적용받지만 마스크도 학생들의 웃음을 가리지는 못했다.

서울 초등학교로는 처음 수학여행을 떠난 용암초등학교 학생들은 출발 전날인 9일 전원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았다. 학교 강당에서 이동식 PCR 검사를 받은 5·6학년 45명과 인솔교사 5명 중 확진 이후 45일이 경과하지 않은 사람을 제외한 43명이 검사를 받았다. 콧속이 찔린 고통에 연신 콜록거리던 황지우(12)양은 “수련회에 가기 위해 하는 거니까 아파도 참을 만했다”며 웃었다.

검사 결과는 출발 당일인 10일 오전 3시에 통보됐다. 결과는 전원 음성이었다. 이영완(52) 교감은 11일 “양성 판정을 받은 학생이 생겨 수학여행을 떠나지 못할까봐 여러 번 잠에서 깨 연락을 기다렸다”며 “결과를 받고 교사들과 함께 안도했다”고 말했다. 출발하는 버스에서도 학생들은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담임교사는 “마스크를 벗지 말라”고 안내했다. 멀미로 힘들어한 학생도 잠시 물을 마신 후 다시 마스크를 고쳐 썼다.

목적지인 경기도 가평의 서울시교육청 학생교육원에 도착한 학생들은 버스에서 내리면서도 마스크를 벗지 못했다. 학교에선 실외 마스크 착용 지침이 해제됐지만 수련활동 중에는 예외다. 교육부는 오는 22일까지를 학교 일상회복 ‘이행단계’로 삼고 실외라도 수련활동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방역지침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 수학여행은 교육원에서도 2년여 전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 된 이후 처음 진행하는 숙박형 프로그램이다. 교육원 지도교사는 학생들에게 “1m 간격으로 떨어져 서라”고 안내했다. 줄지어 선 아이들은 김수진(41) 간호주무관의 안내에 따라 체온을 측정하고 손 소독을 한 후 건물로 들어섰다. 김 주무관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상주하며 이동할 때마다 학생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교육원 지도교사가 “숙소에서는 가져온 과자를 먹을 수 없다”고 말하자 학생들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오후가 되면서 피구와 축구 등 야외활동이 시작됐지만 뙤약볕 아래서도 학생들은 마스크를 벗지 못했다. 하지만 운동장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졸업사진을 위해 기념촬영을 할 때도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자 담임교사는 “잠시 벗어도 된다”고 안내했다. 김은정(40) 담임교사는 “그동안 학교 운동장도 폐쇄돼 학생들이 답답해했는데, 야외에서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니 교사로서도 행복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숙소는 전체의 3분의 2만 수용할 수 있다는 교육청 지침에 따라 6인실 숙소엔 최대 4명이 배치됐다. 오하유(12)양은 “수학여행을 한 번도 못 가서 유튜브에서만 봤는데, 늦은 밤까지 친구들과 진실게임을 하고 평소 하지 못했던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서 좋았다”고 말했다.

가평=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