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원자산운용이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을 인수했다. KBL 원년구단 오리온은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각각 2회 우승 기록을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오리온은 “10일 자산운용사 데이원자산운용과 프로농구단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연고지는 경기도 고양시로 유지되며 기존 선수단과 사무국 직원 역시 전원 승계된다. KBL은 조만간 총회를 열어 데이원자산운용의 회원 가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데이원자산운용은 “고양 농구단의 역사를 계승하는 것을 넘어 한국 프로농구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팬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농구단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프로 스포츠 구단과 차별화된 새로운 운영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그 일환으로 허재(사진) 전 국가대표 감독을 농구단 최고 책임자로 내정했다. 새로운 수익모델과 양방향 소통문화도 구축해나가겠다고 전했다.
허 전 감독을 내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수 출신이면서 국민에게 많은 지지를 받는 선수 출신을 최고 책임자로 내정해 혁신적인 프로리그 산업화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농구 대통령’으로 통하는 허 전 감독은 선수 시절 농구대잔치 7회 우승은 물론 전주 KCC를 맡아 감독으로도 2차례 우승을 지휘한 한국 최고 스타 농구인이다. 2018년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 방송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가 4년 만에 농구계로 복귀한다.
초대 감독으로는 안양 KGC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이끈 명장 김승기 감독 부임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감독은 KBL 역사상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최초의 농구인이자 이번 챔피언결정전 전까지 감독으로서 플레이오프 최고 승률(73%)을 자랑하는 지략가다.
이날 KBL은 올해 FA선수 46명을 공시했다. 챔피언결정전 MVP 김선형(SK)과 리그 최고 슈터 전성현(KGC), KBL 최고 인기스타 허웅(DB) 등 대형 매물이 쏟아지는 만큼 창단 첫해 돌풍을 원하는 데이원자산운용이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분을 가진 데이원자산운용은 지난해 본사 이전 및 사명 변경을 통해 국내외 대체투자의 확대, NFT 블록체인 메타버스 신사업 투자, 부동산 개발사업 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번 오리온 인수를 시작으로 축구, 배구, E스포츠, 탁구 등 다양한 종목의 프로 구단을 인수해 스포츠 비즈니스에 적극 뛰어들 방침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