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미·중·일 축하사절단 접견… 中 왕치산 “시진핑, 방중 초청”

입력 2022-05-11 04:04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식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각국 축하 사절단을 접견하며 대통령으로서 본격적인 외교활동을 시작했다.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익을 중심으로 실용을 추구하는 윤석열식 외교가 데뷔를 치른 셈이다.

이날 오전 취임식을 마친 윤 대통령은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미국 축하사절단을 가장 먼저 만났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사절단장을 맡았다.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과 인기 소설 ‘파친코’의 한국계 작가 이민진씨 등이 동석했다.

윤 대통령은 “70년 역사의 한·미 동맹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이고, 대한민국은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새로 마련된 대통령실에서 처음 만나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엠호프 변호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를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 친서에는 ‘앞으로 5년간 긴밀하게 협력하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엠호프 변호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불과 10여일 뒤 방한해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외빈 만찬에서도 한·미 동맹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새 정부는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고 튼튼한 안보, 당당한 외교를 표방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미 간에도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부주석을 파견했다. 중국이 보낸 대통령 취임식 축하사절 중 최고위급으로 한·미 밀착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왕 부주석에 “당선 이후 시진핑 주석이 친서도 보내주고 직접 축하 전화도 줬다”며 “취임식에 왕 부주석이 직접 와줘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뜻을 잘 알겠다”고 강조했다.

왕 부주석은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이)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시는 것을 환영하고 초청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이끄는 일본 사절단을 만나서는 “기시다 총리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친서에서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을 매우 든든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중·러의 ‘4강’ 중 러시아만 유일하게 축하사절단을 보내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대러 제재에 동참한 데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사절단을 접견한 직후 국회로 다시 돌아가 경축연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당당한 리더국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선 정현수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