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만 당한 민주… 그럼에도 한동훈 부적격

입력 2022-05-11 04:05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9일 오전 시작돼 10일 새벽 3시30분까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 딸의 스펙쌓기 의혹을 놓고 집중 공세를 펼쳤지만 ‘결정적 한 방’은 날리지 못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사실관계를 혼동해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청문회 답변 태도와 딸 관련 의혹 등을 이유로 한 후보자가 ‘부적격’임을 분명히 했다.

17시간30분간 진행된 청문회 내내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딸이 ‘아빠·엄마 찬스’로 스펙을 쌓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화력을 집중했다.

김종민 의원은 10일 새벽 청문회에서 ‘케냐 출신 대필 작가 벤슨이 한 후보 딸의 논문을 대필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정황상) 고스트라이터(대필 작가)와 공동 작업한 건데 부인하니 이해가 안 간다”고 몰아세웠다. 한 후보자는 “전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지만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비판을 일부 수용했다.

그러나 한 후보자는 청문회 끝까지 ‘딸의 논문은 대학 입시용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은 이를 무너뜨리는 ‘한 방’을 끝내 찾지 못한 채 청문회를 마무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헛발질만 계속했고 (한 후보자는) 아무런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자료 제출이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역시나 부적격이라는 사실만 재확인했다”며 “여야 협의를 해봐야겠지만 청문보고서 채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표결을 부결시킬 전망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동훈 후보자 임명 강행 시 총리 인준에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2일 의원총회에서 인준 표결에 대한 당론을 정할 예정이다.

오주환 김승연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