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초대 검찰총장이 누가 될지에 법조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의 퇴진으로 검찰 수장 자리가 비어 있는 만큼 속도감 있게 인선 작업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 안팎에선 이두봉(사법연수원 25기) 박찬호(26기) 이원석(27기) 검사장 등 이른바 ‘윤석열 사단’ 멤버와 검찰 내부 신망이 두터운 김후곤(25기) 검사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조직 내부 갈등 등으로 검찰이 어수선한 상황이라 초대 총장이 조직 안정화를 급선무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현재 검찰은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법무부는 검찰 수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관이 임명되는 대로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을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군으론 검찰 시절 윤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두봉 인천지검장, 박찬호 광주지검장, 이원석 제주지검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에서 윤 대통령의 참모로 활동했지만, ‘조국 사태’ 이후 좌천성 인사가 났다. 검수완박 국면에서 최일선에 나섰던 김후곤 대구지검장 역시 후보로 거론된다. 이른바 ‘윤석열 라인’이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수사력을 인정받는 ‘특수통’ 여환섭(24기) 대전고검장과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 형사부장으로 재직한 조상준(26기)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다만 조 전 검사의 경우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내정설이 나온다.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이들 대부분이 사법연수원 27기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보다 연수원 기수가 높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10일 “장관은 정무직에 해당하고 총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기수와 관련해) 일률적 기준은 없다고 본다”며 “한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총장은 오히려 경력 있는 이가 맡는 게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수완박 시대에서 검찰을 이끌 45대 총장 앞엔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 안착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법학계 한 원로는 “수사와 수사지휘에 역점을 뒀던 검찰이 공소기관이자 법률가 집단으로 넘어가는 시스템 변화를 잘 이뤄내는 게 차기 검찰총장의 몫”이라고 짚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 개정 이후 수사 실무부터 공소유지까지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차기 수뇌부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조직 안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지난 몇 년간 조국 전 장관 수사, 채널A 사건,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등을 지나오며 검찰 내부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한 후보자는 인사와 관련해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장관으로 취임하면 실력과 공정에 대한 의지 등을 기준으로 누가 보더라도 수긍할 만한 인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주언 조민아 구정하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