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 없지만 구경 왔다…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어줬으면”

입력 2022-05-11 04:04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참석자들이 10일 오전 국회 앞마당에서 식순 안내문으로 만든 고깔을 쓰고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시민들은 10일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동선마다 축하와 당부를 전하며 들뜬 모습이었다. 특히 9년 만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정식 취임식을 구경하러 온 인파들로 국회의사당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초대장이 없어 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시민들은 생중계 화면으로 취임식을 지켜보며 새 정부 탄생을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며 주민들과 ‘주먹인사’를 나눴다. 주민 250여명은 ‘윤석열 대통령님 좋은 나라 만들어주세요’ ‘토리(반려견 이름) 아빠 파이팅!’ 등의 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을 향해 환호를 보냈다. ‘대통령님 국민만 바라보세요’라는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취임식이 열린 국회의사당 주변은 행사 시작 3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초대장이 있어야 취임식장 입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지 못한 이들은 “초대장이 없으면 들어가지 못한다”는 안내가 나올 때마다 아쉬움을 나타내며 발걸음을 돌렸다. 60대 이해영씨는 “대통령 취임식을 구경이라도 할 수 있을까 해서 일부러 왔다”고 말했다. 중랑구에서 온 20대 임모씨는 “그저 순수하게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모습이 궁금해서 왔다”고 밝혔다.

국회 앞에서 취임식 생중계 전광판을 응시하던 오모(72)씨는 “초대장이 없어서 안으로 들어가진 못했지만 응원하는 마음에 멀리서라도 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오씨는 윤 대통령이 화면에 등장하자 까치발로 연신 “윤석열 파이팅”을 외쳤다.

9호선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앞에서 윤 대통령의 캐리커처가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 등 ‘대통령 굿즈’를 판매하는 청년도 눈에 띄었다. 굿즈를 제작한 이하진(24)씨는 “후보자 시절부터 윤 대통령을 지지해 취임식 기념 굿즈를 만들게 됐다”며 “야구 모자와 티셔츠를 포함해 300개 정도를 준비했는데 오전부터 꽤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취임식장 밖에서 취임식을 지켜본 시민들은 새 대통령을 향한 응원과 당부의 말을 전했다. 박모(67)씨는 “분열돼 있는 대한민국을 하나로 통합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7세 자녀와 함께 취임식장을 찾은 30대 여성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마음으로 함께 왔다”고 말했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우선 순위로 꼽는 청년들도 많았다. 정모(29)씨는 “대통령이 집값을 안정시켜 청년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현직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취임식장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 깃발을 든 여성이 “검수완박 무효”를 외치는 바람에 소란이 일어났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라고 밝힌 한 남성이 “문재인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외치며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여가부폐지철회공동행동’ 관계자 10여명도 ‘여가부 폐지 공약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려다 경찰이 제지하면서 철수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