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시민들과 주먹 인사하며 입장… 文·朴에 허리 굽혀 인사도

입력 2022-05-11 04:02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 앞마당의 취임식장을 떠나며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콘셉트로 치러졌다. 윤 대통령은 시민들과 일일이 주먹 인사를 하며 입장했고, 행사에서도 화려한 스타보다는 어린이·청년·사회적 약자 등이 주로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 10시55분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취임식장인 국회 앞마당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감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당의 상징인 붉은색을 피하고 희망과 통합 메시지를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대구 남자 어린이와 광주 여자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본관 앞에 설치된 무대까지 180m가량을 걸어가며 시민들과 주먹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도 시민들의 손을 잡거나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위풍당당 행진곡과 환호성이 동시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4만1000명 인파가 새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2030세대 청년, 북한 이탈 주민, 코로나19 극복 의사 등으로 구성된 ‘국민 희망 대표’ 20명과 손을 잡고 단상에 올랐다.

윤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단상에서 가장 먼저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에게 다가갔다. 윤 대통령이 허리 굽혀 인사하자 문 전 대통령도 미소로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문 전 대통령 바로 뒷줄에 앉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가 인사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를 소개하자 박 전 대통령은 웃으며 김 여사와 악수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천안함 생존 장병과 군 간호사, 경찰, 소방관이 낭독했다. 애국가는 다문화 어린이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합창단’이 불렀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식사(式辭)에서 “새 정부는 공정과 상식, 자유와 통합의 대한민국을 열어간다는 웅대한 포부를 천명하고 첫발을 내디뎠다”며 “5년간 윤석열정부가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고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이어나가길 온 국민과 함께 기원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헌법 제69조에 따라 대통령으로의 책무를 성실히 다할 것을 선서했다. 군악대 및 의장대 행진, 군사대비태세 보고와 21발의 예포 발사가 이어졌고 윤 대통령은 거수경례를 했다.

‘용산 시대’를 맞아 청와대 개방 선포식도 취임식에 포함됐다. 청와대 문이 열리자 시민들이 꽃을 들고 입장하는 모습이 취임식장에 생중계됐다. 이후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갈등 회복과 통합을 염원하는 의미로 ‘아리랑’을 연주했다.

취임식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은 경남 양산으로 떠나는 문 전 대통령을 직접 배웅했다.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연단 밑으로 같이 내려왔고, 떠나는 차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두 손을 꼭 잡으며 인사했다.

취임식이 끝난 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도 취임식에 참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건강상 문제로 참석하지 않았다.

‘윤석열’ 연호를 받으며 퇴장한 윤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로 향하는 국회 앞 도로에서 약 6분간 선루프를 열고 일어서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카퍼레이드’를 했다.

강보현 안규영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