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정부에 여성과 청년이 안 보인다

입력 2022-05-11 04:02
윤석열정부 차관급 인선에 여성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9일 발표된 정부 15개 부처 20개 차관급 인선에서 여성은 0명이다. 40대 이하도 없다. 여전히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남성)이 주축이다. 다양성과 균형이 실종됐다. 유감이다.

앞서 첫 내각 인선에도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국무총리, 장관 후보자 18명 중 여성은 3명에 불과했다. 서오남, ‘경육남’(경상도 60대 남성) 내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다양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윤 대통령은 차관급 인사에서 이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런 말도 했다. 여성들이 유리천장을 깨고 관료 사회나 정치권에 침투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은 여성 인재가 많이 성장해 차관급에 발탁할 만한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내각 인선보다 더 나아지기는커녕 후퇴했다.

청년도 소외됐다. 차관급 20명의 평균 연령은 56.2세로 40대 이하는 한 명도 없다. 국무총리, 장관 후보자 18명의 평균은 59.7세다. 대통령실 참모진 11명의 평균은 60세다. 윤석열 초대 내각, 대통령실 참모진, 차관급 인선까지 철저히 배제됐다. 윤 대통령은 인위적인 할당과 안배보다는 능력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했다. 정의당의 논평처럼 대한민국에는 능력과 전문성이 있는 여성·청년 인재는 없는 것인가, 아니면 이 정부는 이를 발굴할 의지가 없는 것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 내각 인선에서 장관급 인사 26명 중 12명을 여성으로 임명했다.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등 유색인종은 정확히 절반인 13명이었다. 40대 이하는 6명이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취임하며 남녀 장관을 같은 수로 임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2015년이니까요”라고 했다. 대통령의 첫 인사는 새 정부의 성격이 담겨있다. 대통령이 어떤 사람과 일을 하는가는 많은 것을 보여준다. 통합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에 특정 대학과 연령 성별에 치중한 윤 대통령의 첫 인사는 낙제점이다. 사회적 다양성을 중시해 내각을 꾸리는 글로벌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