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 핵심축” 美, 지속적 협력 강화 의지

입력 2022-05-11 04:03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지하에 위치한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 상황실에서 국군통수권 이양에 관한 보고를 받으며 대통령 직무를 시작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윤석열정부 출범과 관련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속적인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관련한 국민일보 서면 논평 요청에 “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며 “긴급한 세계적 도전을 다루기 위한 협력이 계속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과 우리의 동맹에는 지속하는 가치가 있다.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토대로 한 동맹”이라며 “어느 순간에도 누가 통치하느냐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역내 안보 문제, 당연히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해 (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분명히 (북한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있을 때 북한은 의제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윤석열정부 출범이 한·미 간 전략적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중 간 대결 구도가 강화되고 있고, 북한의 도발이 고조되고 있기 대문에 한·미 관계에 대한 중국 견제도 심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대중 관계에 대한 원만한 대응이 경제 및 안보 정책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청사 접견실에서 미국 축하사절단장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로부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엠호프 변호사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이다. 김지훈 기자

스콧 슈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윤 대통령은 한국 외교정책의 핵심으로 ‘미국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맹’ 회복, ‘글로벌 중추 국가’ 구축 등을 언급했다. 또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 이명박정부 외교정책보좌관이 귀환했다”며 “이는 (대외정책에 있어서) ‘이명박 2.0’의 시작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명박정부) 당시 한·미동맹은 심화했지만, 북한은 맹비난을 퍼부었고, 중국은 북한과의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미국과 한국을 비난했다. 일본과의 관계도 (과거사 문제로) 계속 위축됐다”고 설명하며 윤석열정부가 같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AP통신은 “(한국에 있어) 미국은 군사동맹, 중국은 최대 교역 파트너”라며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에 안보 딜레마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정책은 한·미·일 3국의 안보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 및 중국과 마찰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전임자의 실패에 비춰 북한과 상호주의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한 현실주의 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본다”며 “윤 정부는 당분간 즉각적인 억지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한·미·일의 협력 강화가 필수”라고 제언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날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 관련 세미나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력의 신뢰도에 도전이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