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이요 돈까스’ ‘꼬북칩 츄러스’ 단체 급식시장 달군다

입력 2022-05-11 04:03
급식 식판에 이색 메뉴가 등장했다. 평이한 단체급식에 ‘뻥이요 돈까스’나 ‘꼬북칩 초코츄러스맛 미니 츄러스’처럼 궁금증을 자아내는 메뉴가 끼어들면서 직장인, 학생의 점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코로나 엔데믹 분위기에 4조3000억원 급식시장이 살아나면서다.

10일 단체급식업계에 따르면 외식·식품업계와의 협업, 대체육 도입, 혼밥족을 위한 서비스 등이 다양하게 출현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달라진 식문화 트렌드를 반영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평범한 서비스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도 작동한다.

CJ프레시웨이에서 단체급식 업체에 제공하는 ‘뻥이요 마카롱’. CJ프레시웨이 제공

CJ프레시웨이는 색다른 협업(컬래버레이션)으로 화제를 모은다. 제과업계에서 오래 사랑받은 서울식품공업의 ‘뻥이요’, 오리온의 스테디셀러 ‘꼬북칩’과의 협업은 소셜미디어에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CJ프레시웨이는 급식 메뉴에 ‘뻥이요 돈까스’와 ‘뻥이요 마카롱’을 선보였다.

‘뻥이요 돈까스’는 튀김옷에 빵가루 대신 과자 뻥이요를 잘게 부숴 사용했다. ‘뻥이요 마카롱’은 뻥이요맛 크림을 사용했다. ‘뻥이요 돈까스’는 3월 한 달 동안 다른 돈가스 상품보다 4배 이상 판매됐다. ‘뻥이요 마카롱’은 한 달 만에 10만개가 팔렸다. 두 제품은 학교와 구내식당 등 식자재를 공급하는 단체급식장과 식자재마트 등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꼬북칩’과 협업한 ‘꼬북칩 초코츄러스맛 미니 츄러스’도 조만간 학교 급식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유명 레스토랑 메뉴와 협업도 늘고 있다. CJ프레시웨이가 태국 요리 전문점 ‘생어거스틴’과 협업으로 만든 ‘꿍 팟 봉커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급식을 이용하는 학생과 직장인들이 차별화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개발됐다.

SK하이닉스의 경기도 이천 연구·개발(R&D)센터 안에 마련된 구내식당에서 한 직원이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베러미트’ 메뉴를 받아들고 있다. 신세계푸드 제공

환경과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급증하자 대체육도 급식 메뉴로 떠올랐다. 신세계푸드는 위탁 운영하는 SK하이닉스 이천 R&D센터에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의 슬라이스 햄을 활용한 샐러드, 샌드위치 간편식을 주 2회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여러 기업·단체와 협업으로 대체육 메뉴를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아진 ‘혼밥족’을 겨냥한 급식 서비스도 꾸준하다. 도시락, 샐러드, 1인용 피자 등의 간편식 메뉴에 테이크아웃 시스템을 적용하는 대신 휴게 공간을 늘리는 식이다. 풀무원이 운영하는 일종의 도시락 자판기 ‘출출박스’도 인기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해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을 제공하는 무인 플랫폼이다. CJ프레시웨이는 ‘스낵픽’, 아워홈은 ‘픽앤조이’를 무인 플랫폼으로 운영 중이다. 단체급식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흐트러졌던 업계 상황이 이제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고 보고 있다”며 “팬데믹으로 공고해진 개인화된 식문화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가 업계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