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기 내각을 이끌 15개 부처 20명의 차관 인사를 9일 발표했다. 여야가 인사 문제로 충돌하면서 장관 임명이 늦어지자 부처 이인자인 차관들을 통해 국정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측 관계자는 “정부 부처에 장관도 없고 차관이 어정쩡하게 있는 상황은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래서 이례적으로 정부 출범 전날에 차관 발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차관이 부서를 꽉 장악하게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획재정부 1차관에 방기선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를, 2차관에 최상대 기재부 예산실장을 각각 지명했다. 두 내정자 모두 행정고시 합격 후 기재부에서 근무해온 정통 경제 관료다.
특히 방 내정자는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내정자와 박근혜정부 시절 비서관·행정관으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외교부 1차관에는 조현동 유엔산업개발기구 한국투자진흥사무소 대표, 2차관에는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각각 낙점됐다. 이 전 본부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한반도 프로세스’ 비핵화 협상을 주도했다. 통일부 차관으로는 박근혜정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근무한 김기웅 전 청와대 통일비서관이 낙점됐다. 국방부 차관에는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장 겸 외교안보센터장이 내정됐다. 신 센터장은 캠프에 몸담으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대북 선제 타격론 등 윤 대통령의 안보 공약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한시적 ‘장관 대행’ 역할을 맡을 교육부 차관에는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이 낙점됐다.
행정안전부 차관에는 한창섭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는 김성호 행안부 재난관리실장이 임명됐다.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에는 전병극 전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보가 지명됐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장영진 전 산자부 기획조정실장, 통상교섭본부장에는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각각 낙점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1차관은 조규홍 전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 보건복지부 2차관에는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각각 내정됐다. 환경부 차관에는 유제철 전 환경부 생활환경정책실장,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권기섭 전 고용부 노동정책실장, 국토교통부 1차관에는 이원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해양수산부 차관에는 송상근 해수부 해양정책실장,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는 조주현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이 낙점됐다.
대통령실 살림살이를 챙길 부속실장은 강의구 전 검찰총장 비서관이 맡게 됐다. 강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평검사인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측근이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맡을 당시에도 비서관으로 근무했다.
문체부 2차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법무부 차관, 여성가족부 차관 4개 자리는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