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서울 아파트 구입 반등… “패닉바잉은 아닌듯”

입력 2022-05-10 04:06 수정 2022-05-10 09:17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다시 뛰어올랐다.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에 맞물려 전체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는 흐름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르게 판단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치솟는 상황 등을 고려하면 과거 ‘패닉바잉(공황 구매)’처럼 거래량 급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본다.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자금을 활용하는 식의 ‘대출 이외 방법’을 활용한 주택 거래 정도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 1236건) 가운데 30대 이하 세대의 매입 건수가 503건으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연령별 매입자를 보면 30대가 433건으로 가장 많았다.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은 40.69% 다. 이 비중은 지난해 10월(40.0%) 이후 5개월 만에 40% 선을 넘었다.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해 9월(44.1%) 이후 올해 2월(36.0%)까지 내리막을 걸어왔다.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등의 실수요가 집중하는 지역에서조차 집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대선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선 이후 새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이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 집값이 우상향한다는 ‘학습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의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전국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4041만원이었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4월의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3억2008만원)보다 2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는 이런 추세가 2030세대의 패닉바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앞서 ‘영끌’을 택한 2030세대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가 집값 안정화에 실패하면서 대출로 내 집을 마련하기는 어려워졌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대출금리가 워낙 높아서 영끌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실수요자들이 부모로부터 증여를 받아 내 집 마련이 늘어나는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서울에서 2030세대의 매입 비중이 큰 지역은 노원구(59.4%)와 은평구(52.5%)였다. 서울 외곽지역 가운데 2030세대의 패닉바잉이 집중됐던 곳이다. 동시에 용산구(52.2%)와 마포구(48.9%)도 2030세대의 비중이 높았다. 평균 집값이 이미 높은 데다, 정권 교체에 따른 부동산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