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동훈 청문회… 검수완박·딸 스펙 놓고 대충돌 불가피

입력 2022-05-09 04:04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8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의 사무실 앞에 한 후보자 관련 인사청문 요구 자료가 놓여 있다. 한 후보자에 대한 9일 인사청문회에서 여야의 대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9일 열린다. 지난 4일로 예정됐던 청문회가 불발된 닷새 후 개최되는 것이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윤석열정부 출범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정국의 최대 뇌관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를 ‘소통령’이라 비판하며 임명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자료제출 미비 등을 이유로 한 후보자 청문회를 한 차례 연기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한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윤석열정부 국정 운영이 초반부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한 후보자를 적극 비호할 방침이다.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 청문회 내내 양측의 대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문회에선 한 후보자가 지난달 15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야반도주’라고 작심 비판했던 것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공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도 검수완박 입법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거나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이어 “검수완박은 부정부패 수사의 양과 질을 극도로 위축시켜 궁극적으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청문회장에서도 검수완박의 부작용을 따져가며 민주당 의원들과 맞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 후보자 고등학생 딸의 ‘스펙 관리’ 논란도 쟁점이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 딸이 돈을 주고 전문가에게 논문을 대필시키고, 미국 매체에 광고성 기사를 의뢰하며 체계적으로 스펙을 쌓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후보자 측은 “딸이 논문이 아니라 에세이를 썼고, 관련 자료를 입시에 사용했거나 사용할 계획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민주당은 ‘부모 찬스’ 프레임을 활용해 한 후보자를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가면을 벗기겠다”면서 맹공을 벼르는 분위기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을 맡고 있던 2019년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 딸 의혹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 후보자와 윤 당선인이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가 허구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검사로서 타인을 수사해 온 한 후보자도 수사부터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가 논리적으로 민주당의 공세를 받아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민주당 의원들이 잘못 질문했다가 한 후보자에게 되치기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의 공격엔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며 “조 전 장관 자녀의 경우 허위 경력이 입시 부정에 사용됐지 않느냐. 한 후보자 딸과는 경우가 다르다”고 일축했다.

한 후보자의 청문회 결과에 따라 여론이 한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후보자가 자녀를 둘러싼 공세 등을 잘 방어할 경우 ‘한동훈 논란’은 사그라들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한 후보자가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해 의혹이 커질 경우 ‘임명 반대’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환 구승은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