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5일 SSG랜더스와 한화이글스 경기가 펼쳐진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정 부회장은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태지역 총괄사장과 구장에 마련된 ‘스타워즈 데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경기를 관람했다. 지난해 SSG랜더스를 인수하며 ‘본업(유통업)과 야구를 결합하겠다’고 선언한 신세계그룹이 쇼핑, 스포츠, 문화예술을 접목하는 콘텐츠를 선보인 것이다. 이날 SSG랜더스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3년 만에 첫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눌렸던 프로야구에 불이 붙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100% 관중 입장은 물론, 경기장 내 취식과 육성 응원이 가능해지면서다. 야구장이 활기를 띠자 프로야구단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유통기업의 팬심 잡기도 뜨겁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SSG닷컴, 이마트24, G마켓, 신세계푸드, 스타벅스 등의 계열사를 총동원해 야구단 연계 마케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8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달에 야구 방망이, 야구공 등의 모양을 따서 선을 보인 스낵 3종은 출시 3주 만에 판매량 2만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팬을 위해 일부 온라인몰에서만 판매하는 만큼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판매량이 예상치의 배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신세계와 유통업계 맞수인 롯데는 BNK부산은행과 손을 잡고 ‘BNK가을야구정기예금’을 내놓았다. 2007년 첫 출시 이후 올해까지 16년째 판매하는 상품이다. 롯데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거나 우승하면 우대이율이 높아진다. 최고 연 2.3%에 이르는 이자율을 챙길 수 있다. 롯데와 BNK부산은행은 창단 40주년을 맞아 올해 판매한도를 지난해보다 1000억원 늘린 1조원 한도로 설정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갤러리아백화점은 한화이글스 연고지인 대전에서 ‘장외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대전 갤러리아타임월드는 한화이글스가 홈경기에서 승리할 때마다 100만원을 적립하고 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면 쌓아온 기부금을 대전 지역의 사회복지단체에 전달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 롯데, 신세계는 공통적으로 프로야구단을 같은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들 유통 3사의 야구 마케팅은 경기에 임하는 소속 구단의 경쟁 못지 않다. 야구단의 연고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