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전도’를 10년 동안 이어왔던 최광석(하늘정원교회)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도 방식을 바꿨다. 이른바 ‘방역전도’였다. 경기도 평택에서 20명 안팎의 작은 시골교회를 맡고 있는 그는 작은교회살리기연합(작교연·대표 이창호 목사)의 지원으로 교회 주변 점포와 식당을 중심으로 한 달에 두 차례 소독수로 방역을 해줬다. 최 목사는 “1년 넘게 이어온 방역 봉사에 감동한 한식당 주인이 교회에 등록했다”고 감격해했다.
앞서 작교연은 코로나 기간 ‘우리마을지킴이연합방역단’을 꾸려 전국 주요 지역에 지부를 두고 동참 교회를 지원해 왔다. 이창호 작교연 대표는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전도지 대신 방역에 초점을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교회 인식 개선을 위해 방역 전도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남 천안·청양, 경기도 포천을 중심으로 시작된 연합방역단 활동에는 현재 전국 33개 교회가 참여하고 있다. 각 교회가 1개 지부 격이다. 이 대표는 “초창기 작은 교회 목회자들은 얼떨결에 시작했지만, 긍정적으로 섬겨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날인 지난 5일 서울 마포 솔틴비전센터(세상의소금염산교회·김종익 목사)에서 열린 ‘2022 전도박람회’에서는 지난 2년여의 팬데믹 기간에도 활발한 전도활동을 펼쳐 열매를 맺은 교회들의 노하우가 공개됐다.
작교연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서울서노회가 함께 마련한 행사로, 팬데믹 이후 2년여 만에 선보이는 행사였다. 주최 측은 “코로나19로 전면 중단된 전도 사역의 활기를 되찾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맞춤 전도 전략을 소개하는 취지로 행사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사역 중인 장은애(광연교회) 목사는 팬데믹 기간 교회 인근 주민과 행인에게 전도용품을 꾸준히 나눠주며 복음을 전했다. 장 목사는 손 소독제를 비롯해 마스크, 물티슈 등 방역과 보건에 도움이 되는 물품들로 전도용품을 준비했다. 이 역시 방역에 도움이 되는, ‘방역전도’의 일환이라 할 만하다. 장 목사는 “생각보다 사람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고, 현재까지 2명의 새 신자가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박람회에서는 전도 노하우뿐 아니라 전도 체험코너, 소그룹 실전세미나, 전도법 상담, 사역 전시회 등도 선보였다. 전도 체험코너에서는 전도지 제작이나 전도용품 전시, 인체·환경에 무해한 친환경 세제인 ‘EM비누’ 만들기도 직접 해볼 수 있었다. 기존 전도방식으로 익숙한 붕어빵·팝콘·뻥튀기 전도 방법 등도 소개됐다.
이날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해제되면서 교계마다 전도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등 각종 행사의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 같았다. 팬데믹 동안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던 개척교회 등 중소형 교회들은 전도를 통한 사역 재개가 절실한 상황이다. 작교연의 경우, 오는 8월에는 워십캠프와 함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비전트립 등을 준비 중이다.
박람회 현장을 방문한 전서영(61·주원교회) 권사는 “거리두기로 전도가 중단되면서 믿음 생활이 소극적으로 변했다”며 “(박람회를 통해) 다양한 전도 방법을 알게 돼 유익했다”고 말했다. 허명옥(65) 권사는 “코로나 방역전도 등이 인상 깊었다”며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전도가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글·사진=유경진 인턴기자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