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대선 주자급 인사들이 등판한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인천 계양을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경기 성남 분당갑 보궐선거에 각각 출마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지사를, 국민의힘은 안 위원장을 각각 앞세워 지방선거 바람몰이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여기에다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직을 놓고 격돌하면서 6·1 지방선거 및 보궐선거가 ‘미니 대선급’으로 판이 커지게 됐다.
민주당은 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전 지사를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자로 공천하기로 의결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최근 지도부가 이 전 지사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직접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에 대해 이 전 지사도 동의했다”며 “계양을에 출마하는 동시에 선대위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전 지사는 대선 패배 이후 2개월 만에 정치 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이 전 지사의 예상보다 빠른 정치 활동 재개에는 심상치 않은 지방선거 수도권 판세가 작용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열세이고, 인천시장과 경기지사 선거는 박빙인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선에서 득표력을 보여준 이 전 지사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거셌다.
이 전 지사의 참전에 국민의힘은 곧장 견제에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 전 지사 계양을 출마를 겨냥해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며 “이 전 지사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으로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간 것을 국민이 어떻게 해석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도 이날 분당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경기 수원 행사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저는 분당갑뿐 아니라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다”며 “경기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 협조가 잘 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를 향해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안 위원장은 “연고 있는 곳에 출마하는 것이 기본 정치인으로서의 상식이자 도리”라며 “이 전 지사는 당연히 분당갑 내지는 경기도 쪽에서 출마하는 게 정도”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에게 원내 입성은 향후 당권 도전과 대선 재도전을 위한 첫걸음이다. 이날 인수위가 해단식을 하고 활동을 마친 만큼 안 위원장은 이번 주말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거물급 인사들이 선거전에 뛰어든 건 양당 모두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극복해야 하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윤석열정부 초반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선거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오 시장과 송 전 대표가 맞붙으면서 판이 더 커졌다. 두 사람 중 승자는 즉각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서 위상을 더욱 굳힐 수 있게 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