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스텝’ 우려 해소에…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

입력 2022-05-06 04:06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메시지가 나올 때마다 시장이 미리 움직였고, 초미의 관심사였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이상 올리는 행위) 우려도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빅스텝(한 번에 0.5% 포인트 인상)을 발표하고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자 시장은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빅스텝은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뉴욕증시는 3%가량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5월 들어 3거래일 연속으로 상승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역시 상당 기간 연준의 빅스텝과 양적 긴축 가능성을 선반영한 영향으로 변동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 성향을 예상한 상황에서 우리 증시 가치평가 수준이 이미 금융위기 때까지 떨어져 있어 이번 금리 인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금리에 민감한 주식을 제외하고는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 구성원이 금리 인상 메시지를 시장에 주고 투자자들이 이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금리 인상을 공식화하는 수순을 반복 중”이라며 “불확실성은 다음 달 FOMC까지 지속될 수 있지만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눌려 있던 투자심리가 다소 풀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에서 기대하던 50bp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 시작 정도는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 이번 주말 국내 증시는 큰 움직임 없는 일종의 안도 랠리나 소강상태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경기 수준을 오판했을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남아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 팀장은 “시장에서 가장 걱정하는 건 실제 경기 지표는 나빠지고 있는데 연준이 잘못된 판단으로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가능성”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은 금리 수준보다 파월 의장의 현실 감각을 우려해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4월 물가 지표 발표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 반등하는 것이 현재 증시가 바닥임을 보여주는 것인지 살피려면 오는 11일 4월 인플레이션 지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