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리는 인수위… “큰 실수 없었지만 큰 그림도 못 보여줘”

입력 2022-05-06 04:02
지난 3월 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건물 입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등 참석자들이 현판식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6일 해단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지난 3월 18일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 이후 50일 만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이끈 이번 인수위는 “큰 실수도 없었지만, 큰 그림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갈등이 터져 나오면서 인수위가 관심에서 멀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가 선정한 110개의 국정과제를 지난 3일 직접 발표했다. 인수위가 내놓은 최대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번 인수위에 대해 향후 윤석열정부 5년간의 국정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리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일 “인수위가 큰 비전이나 어젠다를 제공하기보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았던 공약들 위주로 단기적인 이슈에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인수위가 향후 5년의 국정계획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새 정부 국정비전을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로 정했고, 6대 국정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110개 국정과제를 선정, 발표했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폐지와 병사 월급 200만원 등은 국정과제에서 빠지거나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다른 국정과제들은 크게 조명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윤 당선인 대변인실은 “여가부 폐지 공약을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말씀드린다”면서 “다만, 여가부 장관을 중심으로 여가부가 수행하고 있는 기능과 역할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약 파기 논란이 일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대변인실은 또 “현재 편성 중인 2023년 예산에 바로 반영해 2025년에는 병사에게 월 200만원이 지급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위에 대해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국정 동력을 마련하는 시발점으로서의 역할은 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다”며 “무난하고 원만했지만, 정책이 뚜렷한 임팩트가 없었다”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검수완박 이슈 등이 블랙홀 역할을 하면서 인수위가 국민과 언론의 관심을 크게 받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인수위가 과거에 비해 잡음은 덜 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인수위 내부의 혼선이나 개국 공신들 간의 ‘파워게임’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과거 인수위는 사실 점령군이었고, 요란했었다”면서 “이번 인수위는 안정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