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2’ 자문 3인방 “너무 쎄다고요? 실제 훈련과 비슷”

입력 2022-05-06 04:04 수정 2022-05-06 09:54
‘강철부대2’의 초대형 미션을 완성하는 데 자문 역할을 한 ‘마스터 3인방’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민형 안웅태 채병덕씨. 김지훈 기자

육·해·공군 소속 8개 특수부대 출신들이 출연해 ‘최강의 부대’를 가리는 ‘강철부대2’(ENA채널·채널 A 공동제작)는 국내 예능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실탄 사격 미션을 선보였다. 또 항공기, 선박 등을 활용한 초대형 대테러 미션으로 이목을 사로잡았다. 출연자들은 적군에게 점령당한 항공기에 침투해 국가 기밀을 탈환하는 작전, 항해 중인 선박에 침투해 동력 장치를 무력화시키는 임무 등을 수행했다.

‘강철부대2’가 이런 방송 초유의 미션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고한 이들이 있다. 특수부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으로 구성된 자문단, 이른바 ‘마스터 3인방’이다. 안웅태 채병덕 박민형 마스터를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만났다. 세 사람은 각각 해병대 특수수색대, 제707특수임무단, 공군 특수탐색구조대대(SART)를 전역했다. 오랜 군 생활로 인해 다들 체격이 다부졌다.

미션은 제작진이 주로 기획하지만 마스터 3인방이 디테일을 손본다. 미션이 작전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데 적절한지, 실현 가능한지, 안전 문제는 없는지 등을 점검하는 것이다. 현장 답사와 시뮬레이션도 한다. 촬영 전까지 미션 점검과 준비에 한 달가량 걸린다. 채 마스터는 “예능과 다큐멘터리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 고민했다”며 “너무 얼토당토않은 서바이벌 게임이 되지 않도록 실제 훈련과 접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100㎏ 통나무 끌기, 400㎏ 타이어 뒤집기 등은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미션이었다. 가학적이라는 비판도 일부 있었다. 이에 대해 마스터들은 나름의 기준에 따라 미션을 짰다고 얘기했다. 안 마스터는 400㎏ 타이어 뒤집기에 대해 “실제 작전에 나갔을 때 옮겨야 하는 인질이나 부상자의 무게를 가늠해보면 소지한 무기까지 합해 약 100㎏이 된다”며 “타이어 뒤집기를 4명이 하니까 400㎏ 정도면 변별력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100㎏ 통나무 끌기에 대해선 “그 정도 무게의 체인이나 고무 펜더를 끌고 작전지역에서 퇴출하는 훈련이 실제 있다”고 덧붙였다.

대테러 미션은 총상을 최소화면서 가장 빠르게 임무를 수행한 팀이 이기는 방식이다. 일명 ‘타임어택(Time Attack)’인데, 실제 작전에서도 시간이 중요하다. 안 마스터는 “인질이나 VIP를 구출하는 작전에서는 늦게 침투할수록 이들이 사망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시간 단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그렇듯 미션을 줄 때는 공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마스터들은 모든 부대가 똑같은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는 미션이 되도록 신경을 썼다고 했다. 그러나 자연 현상으로 인한 변수는 어쩔 수 없었다. 100㎏ 통나무 끌기의 경우 마스터들이 사전 답사를 했을 때보다 눈이 많이 오는 바람에 대원들이 미션을 더 어렵게 느꼈다.

마스터들이 가장 준비하기 어려웠던 미션은 실탄사격이었다. 채 마스터는 “자칫 잘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위험부담이 가장 컸다. 다들 예민했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강철부대2’와 함께 하면서 보람도 컸다고 한다. 제대한 지 4년이 지났다는 박 마스터는 “젊은 대원들의 패기와 열정에 매료됐다”면서 “나도 옛날에 가졌던 투지가 다시 차올라서 좋았다”고 했다. 안 마스터는 “‘강철부대’를 통해 군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아졌고 특수부대 지원자도 많아졌다고 들었다”며 “‘강철부대’에 감사한 부분이고 일조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