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 타고 사진 찍고… “반가워 친구들아”

입력 2022-05-06 03:03 수정 2022-05-06 03:03
“예수께서 그 어린 아이들을 불러 가까이하시고 이르시되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눅 18:16)

코로나가 끝나고 아이들이 교회로 몰려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맞은 첫 어린이날, 전국 교회 곳곳에서 어린이를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은 엄마아빠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아이들은 교회에서 마련한 놀이기구를 타고 체험 행사에 참여하고 모처럼 마음껏 뛰놀며 어린이날을 만끽했다.

어린이날인 5일 전국 교회 곳곳에서 아이들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혜성교회에서 아이들이 놀이기구에 오른 모습.

5일 서울 종로구 혜성교회(정명호 목사)가 3년 만에 재개한 어린이날 행사 ‘우리들세상’엔 7000명 넘는 아이들과 가족이 참석했다. 올해 12회째인 ‘우리들세상’은 혜성교회가 서울 종로구와 성북구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지역 문화행사다. 교인과 더불어 지역주민들이 다수 참여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혜성교회는 경신중·고등학교에 기증한 언더우드기념관을 전면 개방해 행사 공간이 다양해졌다. 언더우드기념관 채플홀에서 난타와 마임 공연이 진행됐다. 기념관 로비에서 아이들은 가족과 기념 사진을 찍고, 가족들은 기념관 2층 휴식 공간에서 점심을 먹기도 했다.

야외에 마련된 놀이기구 바이킹과 대형에어바운스는 아이들에게 단연 최고 인기였다. 아이들은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20분 넘게 기다려야 했지만 마냥 즐거운 모습이었다. 11살 딸과 함께 행사장에 찾은 이경원(44)씨는 “프로그램 구성도 좋아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인(9)양은 “바이킹 타고 싶은데 줄이 너무 길다”며 아쉬워했다.

혜성교회는 많은 인파에 도리어 힘이 나는 모습이었다. 행사 봉사자인 양규원(61) 혜성교회 권사는 “많은 가족이 와 기쁘고 성도들이 애쓰고 있어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정명호 혜성교회 목사는 “우리들세상은 교회가 세상을 향해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라며 “성도들의 헌신과 땀방울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열린 레크레이션 행사.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도 ‘2022 교회학교의 날 순복음 챌린지’를 열고 3년 만에 어린이날 행사를 재개했다. 아이들은 한 손엔 부모님과 친구 손을, 한 손엔 무지개색 알록달록한 풍선을 들고 신나게 웃으며 어린이날을 즐겼다. 아이들은 교회 곳곳에 부스를 설치한 ‘우리교회 스탬프 투어’에 참여해 기념품을 받았다. 챌린지 투어에선 우리교회 인증샷, 말씀존 등의 이벤트가 진행됐다.

김이레(16)양은 “이번 어린이날 행사는 간식도 주고 스탬프를 모으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봉사자로 참여한 김은미(52) 성도는 “지난 3년간 어린이날이 형식적으로 지나가 아쉬웠는데 올해는 행사를 개최해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쁘다”고 했다. 행사를 준비한 교회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아이들이 교회 안에서의 신앙생활에 적응해 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기도 부천 송내사랑의교회(박명배 목사)에서도 어린이날 행사 ‘행복한 아이세상’이 개최됐고 2000여명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참석하며 긴 줄이 이어졌다.

경기도 부천 송내사랑의교회에서 미니 기차를 타는 아이들.

올해 8회를 맞는 ‘행복한 아이세상’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때문에 드라이브 스루로 아이들에게 선물만 전달했었다. 올해 아이들은 바이킹과 트램펄린을 비롯한 놀이기구와 바람개비 만들기, 사격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직접 즐겼다.


김하준(13)군은 “야구 배팅과 뽑기 놀이가 가장 재밌었다. 교회 학교에 가면 좋아하는 목사님과 함께 찬양하는 게 참 좋다”고 말했다. 봉사자로 참여한 허재성(24) 성도는 “아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다면 좀 힘들어도 괜찮고 유아부 봉사도 하면 할수록 아이들 사랑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번 행사도 그런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 준비를 총괄한 이종찬 목사는 “지역 어린이집, 태권도장, 보육원 등에 티켓을 제공하고 지자체와 연계해 개최하고 있다”며 “특히 지역주민이 많이 찾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단코 거기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니라.”(눅 18:17)


글·사진=신지호 기자 박이삭 서은정 인턴기자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