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차이?… 요양원 재감염 높았고 면역저하자 낮았다

입력 2022-05-06 04:04
국민DB

정부 조사 결과 요양병원·시설 관련자의 코로나19 재감염률이 국민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고위험군인 면역저하자보단 두 배 이상 높았다. 환경 요인과 ‘개인적 거리두기’가 차이를 만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0시 기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1613만여명 중 0.35%인 5만5906명이 재감염 사례로 추정된다. 대다수는 두 차례 코로나19에 걸렸고, 3회 확진자도 65명으로 파악됐다. 확진 시기별로 나눴을 때 지난해 12월까지 재감염률은 0.1% 수준이었다. 이 수치는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1월 이후 0.36%로 높아졌다. 일주일 단위로 더 세분화한 집계에서도 재감염률은 전반적 증가 추세를 보여 지난달 10~16일에 0.5%로 최고를 기록했다. 요양병원·시설 관련 확진자의 재감염률은 0.59%로 전체 확진자의 1.69배에 달했다. 반면 면역저하자는 0.25%로, 일반 인구집단(0.34%)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를 두고 ‘개인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본래의 면역 수준이나 전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와 별개로 개개인이 얼마나 접촉을 줄이고 위생수칙을 잘 지키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는 취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밀접·밀집·밀폐 환경인)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여러 차례의 집단감염을 거쳤다”며 “본인의 상태를 알고 자발적으로 주의를 기울인 면역저하자들과는 바이러스 노출 빈도 자체가 달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적 거리두기는 향후 국내 유행의 추이를 결정할 변수의 하나로 꼽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만큼 자율적 방역의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전날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이르면 다음 주 하루 확진자가 1만명 미만으로 내려갈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정부는 최근의 감소세가 언제든 정체기로 접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새 변이 출현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 뉴욕에서 세를 불리고 있는 오미크론 BA.2.12.1 변이가 국내에서도 1건 확인됐으며, 그보다 앞서 보고된 오미크론 하위 계열의 변이 2건에 대해선 국내에서 자체 발생했을 가능성을 토대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제로 코로나’ 기조를 유지 중인 중국의 상황도 주시 대상으로 꼽힌다. 중국이 고강도 억제 정책 실패로 대유행 상황을 맞을 경우 신종 변이 출현을 비롯해 국내에 상당한 여파를 미치리란 우려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이미 너무 강해져 있다. 인구 이동을 언제까지고 통제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시노백, 시노팜 백신이 이들 변이에 얼마나 효과를 보일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만2296명으로 이틀째 4만명대를 기록했다.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1만5000여명 줄어든 수다. 위중증 환자는 441명, 사망자는 79명으로 집계됐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