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연 레고랜드… 문화재법 위반 논란은 계속

입력 2022-05-06 04:04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100번째 어린이날인 5일 정식 개장한 강원 춘천시 하중도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레고랜드)가 어린이날인 5일 강원도 춘천 하중도에서 정식 개장했다.

레고랜드는 2~12세의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다. 놀이시설이 있는 ‘파크’와 숙박시설인 ‘호텔’로 나뉜다. 파크는 브릭 스트리트·브릭토피아·레고 캐슬·레고 시티·레고 닌자고 월드·해적의 바다·미니랜드 등 총 7개 테마 구역으로 조성했으며 40여개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5일 오전 레고랜드 입구는 입장을 기다리는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붐볐다. 관람객들은 기념행사 후 오전 9시45분부터 입장했다. 롤러코스터, 회전목마, 물놀이 시설 등 놀이기구 앞은 금세 긴 줄이 이어졌다. 레고 브릭으로 강원도 춘천과 강릉, 경복궁 등을 재현한 미니랜드 앞에서는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어른들도 아이들과 함께 놀이기구를 타며 동심으로 돌아갔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방문한 한수지(42 여)씨는 “날씨도 정말 좋고 걱정했던 것보다 놀이시설이 많이 붐비지 않아 다행”이라며 “모든 시설이 레고로 꾸며져 있어 신기하고 보고 즐길 것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도심 교통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루 입장을 1만2000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다만 많은 관람객이 오전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레고랜드 파크 정문에서부터 주차장까지 1.5㎞가량 긴 줄이 늘어섰다.

레고랜드 사업 내내 이어진 시민단체의 반대 목소리는 이날도 지속됐다. 강원도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등이 참여하는 혈세낭비 레고랜드 중단촉구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레고랜드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레고랜드는 수천억원의 혈세 낭비와 불법 탈법 속에 추진됐다. 개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대책위는 “중도개발공사가 2017년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에 제시한 심의안에는 집단 지석묘 이전복원, 선사 유적공원 조성, 문화재 보존지역 내 유물전시관 조성 등이 명시돼 있다”며 “하지만 강원도와 중도개발공사는 허가사항을 하나도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레고랜드 개장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오동철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은 “명백한 문화재법 위반이며 허가사항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장을 강행한 것은 허가사항의 원인무효”라며 “준공 허가의 권한을 가진 춘천시가 원인무효에 해당하는 사업의 준공을 해준 것은 직권남용이며 이를 방기한 문화재청은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춘천=글·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